▶ 미국, 연장 혈전 끝 벨기에 1-2 무릎… 12년 만에 8강 진출 좌절
▶ 골키퍼 하워드 월드컵 신기록 16세이브‘수퍼 퍼포먼스’도 무위
연장 120분 혈전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미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진 가운데 벨기에의 엑셀 비첼이 하늘에 감사하고 있다.
미국 축구대표팀이 벨기에와 연장까지 120분에 걸친 혈전 끝에 1-2로 무릎 꿇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골키퍼 팀 하워드가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사상 최고 기록인 16세이브를 기록하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끝내 분루를 삼켜야 했다.
1일 브라질 살바도르의 아레나 폰테노바에서 벌어진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은 하워드의 역사에 남은 수퍼 퍼포먼스 덕에 벨기에와 전?후반 90분을 0-0으로 마쳤으나 끝내 연장을 넘기지 못했다.
벨기에는 연장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로멜루 쿠카쿠가 2분 만에 오른쪽 측면을 뚫고 만든 찬스에서 케빈 드 브라위너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0의 균형을 깬 데 이어 연장 전반 15분 역습상황에서 드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은 루카쿠가 논스탑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뽑아 2-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미국도 그냥 물러서진 않았다.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19세 틴에이저 줄리안 그린은 2분 만에 마이클 브래들리의 수비벽을 넘기는 칩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 만회골을 터뜨리며 미국에 희망을 안겼다.
이후 미국은 연장 후반 14분 벨기에 진영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에서 절묘한 세트플레이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골문 바로 앞에서 클린트 뎀시의 슈팅이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트와의 선방에 막히며 승부차기로 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왜 벨기에가 대회 전 다크호스 우승후보로 꼽혔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 경기였다. 벨기에는 이날 미드필드에서 완벽한 주도권을 잡은 뒤 디복 오리지와 드 브라위너, 에뎅 아자르와 드레스 메르텐스의 공격진들이 뛰어난 기술과 놀라운 스피드로 끊임없이 미국 수비를 흔들며 경기 내내 절호의 득점찬스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냈다.
또 교체 투입된 케빈 머랄레스와 루카쿠 역시 놀라운 스피드와 테크닉, 파워로 벨기에의 매서운 공세를 이어갔다. 슈팅수 38-14, 유효슈팅 27-9, 코너킥 19-4가 말해주듯 모든 면에서 벨기에가 압도했던 경기였다. 만약 미국에 하워드라는 걸출한 골키퍼가 없었더라면 최소한 5~6골은 가볍게 뽑고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미국에는 말 그대로 ‘수퍼맨’ 수문장이 있었다. 하워드는 경기 시작 39초만에 오리지의 강력한 오른발 슛을 발로 블락해 낸 것을 시작으로 전?후반 90분동안 골문으로 날아온 벨기에의 소나기 슈팅 12개를 모두 막아내는 등 총 16개의 결정적 슈팅을 세이브 해냈다. 이들 16개의 슈팅은 거의 대부분이 골로 연결되기에 충분했을 정도로 위력적이었으나 이날 하워드는 그야말로 ‘난공불락 요새’였다.
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었고 벨기에는 결국 연장에서 하워드의 철통 방어막을 뚫고 두 골을 뽑아 승리를 따냈다. 벨기에의 캡틴 빈센트 콤파니는 경기 후 트위터를 통해 “할 말은 두 마디 뿐이다. 바로 ‘팀’과 ‘하워드’”라고 적어 그에 대한 극도의 존경을 표시했다.
한편 비록 내용에선 완전히 밀렸으나 하워드가 실로 경이적인 퍼포먼스로 실점을 막아준 덕에 미국도 이길 기회가 있었던 경기였다.
특히 0-0이던 후반 추가시간에 크리스 원돌라우스키가 벨기에 골문에서 순간적으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으나 이를 살리지 못한 것은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골문 앞에서 찾아오는 찬스를 놓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골 사냥꾼’ 원돌라우스키가 8강행을 결정지을 수 있는 너무도 완벽한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프기 그지없었다.
한편 이에 앞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연장 후반 2분을 남기고 리오넬 메시의 어시스트를 받은 앙헬 디 마리아가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내 1-0으로 승리, 8강전에서 벨기에와 맞서게 됐다.
이로써 이번 월드컵 패권은 브라질-콜롬비아, 프랑스-독일, 네덜란드-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벨기에의 8강 대결로 압축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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