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단속 · 이민국 쳐 놓은 도청망 걸려
▶ 측근들 동선 드러나
세계 최대 마약조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목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 로에라(56,사진) 검거작전은 미 당국의 거미줄 같은 셀폰 도청으로 시작됐다.
지난 13년간 미국과 멕시코 정부의 추적을 따돌리며 자신이 건설한 ‘마약 왕국’을 통해 10억달러 이상의 재력을 쌓아올린 구즈만은 미 마약단속국(DEA)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국(ICE)이 쳐놓은 도청망에 최측근 조직원들이 걸려들면서 동선과 은신처가 드러났고 결국 22일 검거작전에 투입된 멕시코 특수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미 치안당국에 따르면 DEA는 미국 내 시날로아 조직원 4명의 셀폰을 도청하는데 성공했고, ICE도 별도로 도청장치를 가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DEA와 국토안보부 요원들 및 연방 보안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의 태스크포스는 지난 16일 구즈만의 통신담당 책임자인 카를로스 ‘콘돌’ 호-라미레즈의 셀폰을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태스포스는 구즈만의 셀폰번호와 마약 은닉처를 확인했다. 이 정보는 즉각 멕시코 당국에 전달했다.
멕시코 관련 당국은 미국 측 제보에 따라 17일 새벽 마약 은닉처를 급습, 구즈만의 전령격인 히달고 ‘나리츠’ 아루구엘로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것이 구즈만 검거의 전환점이었다.
심문과정에서 히달고는 조직원들이 사용하는 멕시코 쿨리아칸의 ‘안가’ 다섯 곳의 위치를 털어놓았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멕시코 당국은 이들 다섯 곳을 동시에 급습했지만 두꺼운 철문을 해체하느라 시간이 지체됐고, 이를 틈타 안가 한 곳에 숨어 있던 구즈만은 하수로로 연결된 욕조바닥의 지하 터널을 통해 도주했다.
2월18일, 미국과 멕시코 당국은 하수구를 빠져나온 구즈만과 그의 아내에게 도피차량을 제공한 경호원 한 명을 붙잡아 두 남녀가 태평양 연안 휴양지인 마자티안 쪽으로 향했다는 자백을 얻어냈다.
그러나 구즈만과 그의 측근들이 DEA의 도청을 눈치 채고 셀폰을 버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그의 행방을 놓칠 뻔 했다.
다행히도 ICE의 도청은 탐지되지 않았고, 이를 이용해 18일 구즈만의 ‘책사’ 이스마엘 잠바다 가르시아를 검거한 미-멕시코 합동수사대는 그로부터 보스가 몸을 숨겼을 만한 장소 몇 곳을 알아냈다.
이어 미 연방보안관들이 ICE가 잡아낸 ‘콘돌’의 셀폰 신호음을 추적, 구즈만이 은신한 호텔방을 알아냈다.
몇 시간 후 검거팀이 들이닥치자 구즈만은 라이플을 집어 들고 저항을 시도했으나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부인 엠마, 심복 콘돌과 함께 체포됐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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