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타이푼, 사이클론, 허리케인... 이름은 여럿이지만 모두 똑같은 열대성 폭풍을 가리키는 말이다. ‘타이푼’은 태풍의 중국어 발음 비슷하지만 사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폭풍의 신 이름이며 ‘허리케인’도 카리브 족의 신화에 나오는 폭풍의 신 ‘후라칸’에서 나온 것이다.
이름이야 어쨌든 태풍은 예부터 공포의 대상이었다. 레이다도 인공위성도 없던 시절 느닷없이 나타나 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 태풍의 위력은 사람들을 떨게 만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과학 기술이 발달한 요즘 세상에는 이를 예보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지만 아직도 태풍이 오면 당하는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태풍의 강도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태풍의 강도는 바닷물의 온도와 직결돼 있다.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 오를수록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고 수증기가 많을수록 태풍의 강도는 커진다. 그런데 이 바닷물의 온도가 지구 온난화와 함께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만 봐도 역대 발생한 10대 허리케인 중 5개가 90년 이후 발생했다.
이중 최악은 물론 1,800여명을 죽이고 1,000억 달러가 넘는 재산피해를 낸 2005년의 카트리나고 2위는 1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68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낸 2012년의 샌디다. 인명 피해로만 보면 1900년 텍사스 갤비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이 6,000에서 1만2,000명을 죽인 것으로 돼 있다.
카트리나는 최고 풍속 시속 175마일의 초강력 태풍이었는데 이 기록이 깨지고 말았다. 지난 주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안의 최고 풍속이 역대 최고인 시속 196마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700명으로 일부에서는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태풍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태풍의 위력이 강해졌다는 데는 별 이론이 없다. 일부에서는 지난 30년 간 태풍의 평균 풍속은 15%, 평균 수명은 60%, 위력은 70% 증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태풍의 발생과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구 온난화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층의 퇴적물을 조사해 길게는 수 천 년, 짧게는 수 십 년 주기로 태풍의 빈도수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기원 전 3,000년에서 1,500년 사이에는 걸프 일대에 허리케인이 별로 없었고 기원 전 1,500년부터 기원 후 1,000년까지는 잦았다. 1960년부터 1995년까지는 별로 없었고 95년 이후는 잦은 편이다.
복잡한 이론을 떠나 따뜻한 바닷물이 태풍의 원인이라면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질수록 태풍이 강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구 온난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고 보면 가능한 한 태풍이 자주 오는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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