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 미국에 도착하는 순간 행복하고 감사함을 느끼며, 낭비를 일삼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집을 떠나 낯선 곳에 다녀오면 항상 느끼는 것들이 있다. 우리와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체험하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얼마나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나 비교하게 된다.
몇 년 전 이집트의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카이로의 상가지역을 방문했을 때였다. 천년을 지켜온 무슬림 건축과 현대 건축이 혼합돼 있는 지붕 아래 으리으리한 상가지역 뒷골목에는 천지 차이나는 삶을 사는 이집트인들이 있었다. 상가의 생선들에는 파리가 들끓었고, 사원 앞에서 빗질을 하는 사람은 삐쭉 말라 겨우 서 있는 듯 보였다. 물어보니 빵 한 개와 뿌옇게 보이는 물로 하루 양식을 때운다는 것이었다.
세계여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처럼 음식을 먹고 버리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듯하다. 특히 한국 식문화는 반찬들이 많고, 미국 역시 다양하다. 페루의 산골 마을은 물도 귀하고 음식 또한 간단하다. 감자로 만든 국 안의 고기 1개, 그 하나로 끼니를 때운다. 식사를 제공하는 학교 식당, 돌아오는 접시들이 하나같이 깨끗하며 버리는 것이 없다. 먹기 싫어, 배가 불러, 종류가 너무 많아 썩어 버리는 경우가 우리는 얼마나 많은가.
리마 페루에서 좀 떨어진 가난한 마을에서 급식 센터를 운영하는 수녀님 말에 의하면 한 달간 한 아이에게 필요한 음식 값이 100솔리스라 한다. 내 한 끼의 외식비로 2주동안 한 아이를 먹일 수 있는 금액이다. 수녀님 두 분도 한 달 음식 값으로 150솔리스(미국 돈으로 56달러)로 생활한다고 하셨다.
물론 절약하면서 살려고 수차례 시도해봤다. 하지만 한두 주도 지나지 않아 결심은 흐트러지고 말았다. 그래도 없어서 못 먹는 것이 아니라 낭비를 덜 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어 나는 행복하고 감사하다. 다시 한 번 절약의 삶 모드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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