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여러 음료 중 물을 제외하고 인간이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은 차다. 처음 차를 마신 것은 지금부터 3,000여 년 전 중국 은나라 때로 알려져 있다. 동남아 일대가 원산지인 차를 중국인들이 개발해 마시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이를 약재로 사용했다.
16세기 포르투갈 인들에 의해 서양에 전파된 차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독립 전쟁이 영국 식민지인 신대륙 주민들이 즐겨 마시는 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다 이에 반발한 보스턴 시민들이 배에 싣고 온 차를 인디언으로 변장해 바다에 던진 소위 ‘보스턴 티 파티’ 사건이 발단이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9세기 영국이 중국에 대해 일으킨 두 차례의 아편 전쟁도 영국인들이 워낙 중국차를 많이 마셔 돈이 모두 중국으로 빠져 나가자 중국에 아편을 팔아 이를 만회하려다 벌어진 일이다. 한 잔의 엽차가 미국과 중국의 역사를 바꿔 놓은 셈이다.
고대 중국인들이 발견한 차의 효능이 최근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차를 정기적으로 마시면 심장병을 예방하고 체중을 줄이며 일부 암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조지타운대 메디컬 센터의 토마스 셔만 교수는 “차가 왜 그렇게 유용한지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지만 유용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차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를 마시는 미국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미 수퍼마켓에서의 차 판매량은 연 22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매일 차를 마시는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인 1억6,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아직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커피 인구는 계속 줄고 있는 반면 차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미국인 1인당 차 소비는 2009년 9갤런으로 1980년 7.3갤런보다 25% 는 반면 커피 소비량은 2009년 23갤런으로 1980년 26갤런보다 10% 이상 줄었다. 1940년대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감소한 셈이다.
차는 녹차와 우롱차 등 5가지로 나뉘는데 전문가들은 이들 모두가 약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끓인 후 차게 마셔도 상관없으나 우유 등을 넣는 것은 효과를 반감시킨다. 전문가들은 차의 약효가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셔먼 교수는 블랙 티는 나쁜 콜레스트롤 LDL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폴리페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2004년 대만에서 나온 한 보고서는 하루 4~20온스의 티를 마시는 사람은 고혈압 발병률이 46%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2년 미 임상영양 저널은 하루 12온스의 차를 마시는 사람은 심장마비가 올 확률이 절반으로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약효를 따지지 않더라도 한 잔의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예부터 고승과 선비가 차를 마시며 명상에 잠기고 고담준론을 주고받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미국인들도 늦게나마 차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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