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악수가 처음 등장한 것이 기원전 5세기경 고대 그리스라는 설도 있고,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든 악수가 어떤 목적으로 생겨났는지 그 유래 대해서는 해석이 일치한다. 상대방에게 손을 내보임으로써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 싸움이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런 고대의 전통을 중세 영국의 기사들이 이어받으면서 현대식 악수로 발전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세부로 들어가면 또 다른 내용들이 있다. 고대 로마의 무사들은 무기가 없다는 걸 보이기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이 아니라 팔을 맞잡았다는 설이다. 그것이 중세 영국으로 옮겨가면서 손을 맞잡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때 포인트는 손을 잡고 흔드는 것. 기사들이 보통 소매 속에 무기를 숨기고 다녔기 때문이다. 혹시 무기를 숨기고 있다면 손을 잡고 흔들 때 떨어질 것이니 이중의 보안책인 셈이다.
적어도 수백년, 길게 잡으면 수천년 역사를 가진 악수의 매너를 둘러싸고 지구촌이 시끄럽다. “너무 무례하다”“그 사람 그게 버릇이다”등 갑자기‘악수’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은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주인 빌 게이츠. 한국 방문 중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그가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악수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한국에서 시작된 ‘악수 논란’은 이를 영국, 미국 등 각국 미디어들이 보도하면서 국제적 논쟁거리가 되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게이츠가 너무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는 주장과 그는 평소 하던 대로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가 일국의 원수를 만나면서 양복 상의의 단추도 채우지 않은 채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악수한 건 한마디로 무례하다는 것이 전자의 지적이다. 특히 유교적 예의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심하게 말하면, 한국을 무시한 것이라고 불쾌해하는 한국인들도 있다.
반면 후자는 하이텍 분야 사람들이 보통 복장이며 언행에서 형식에 매이지 않는 특징을 말한다. 주로 편안한 복장을 하는 게이츠가 정장을 차려 입은 것만으로도 그로서는 예의를 지켰다는 것이다.
한편 게이츠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때는 이번처럼 편한 자세로 악수를 했지만, 2001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정중하게 악수를 했었다는 사실도 새삼 거론되고 있다. 게이츠가 아무리 형식에 매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만나는 대상에 따라 예를 더 갖추고 덜 갖추고 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말이다.
완벽한 악수란 어떤 것일까. 몇 년전 영국 맨체스터 대학 과학자들이 12개의 변수를 이용해 악수의 공식을 수학적으로 만들어 냈다. 악수를 하면서 하는 인사말, 미소, 시선, 손의 온도와 습도, 질감 등이 변수에 해당한다.
그 공식에 의하면 악수는 오른손으로 하되 손바닥이 축축하지 않고 건조해야 하고,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며 미소를 지은 상태로 3~4번 힘차게 흔들며 2~3초간 하는 것이 완벽한 악수법이다. 이번 게이츠 논란을 보면 앞으로는 왼손의 위치도 변수 중 하나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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