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남자라면 20대에 들어가면 우선 국방의 의무인 군 입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1973년 여름 군 입영통지(영장)을 받고 모든 젊은이는 당연히 군대 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니던 대학에 3년간 휴학계를 제출하고 11월17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수용소에서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고 훈련소 배치를 받아 내무반에 들어가자마자 내무반장의 독기 어린 검열에 숨도 못 쉬고 열차 기합을 받았다. 일주일 차로 들어갔을 때 한 훈련병이 밤 12시에 피부 가려움증에 잠을 못 들고 내부반장에게 보고하니 내무반장이 전 소대 빤쯔(군대 용어) 바람으로 야외 수영장 앞으로 집합하란다. 이 때가 11월 말이라 논산 훈련소의 살갖을 에이는 겨울바람과 살 얼음이 언 수영장에 당장 들어가란다. 잠시 머뭇거리는 훈련병들을 구둣발로 집어 넣으니 아무 소리도 못하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살얼음이 언 수영장으로 입수하였다. 다음날 신기하게도 피부 가려움증이 있다는 그 동기는 동기들한테 미안하던지 아니면 정신력으로 버티는 지 가렵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근간에 한국에서 모 장관의 청문회 때 병역미필을 보니 피부 가려움증 때문에 군 면제되었다는 소식에 상당히 의아한 기분이 든다. 또 미국에 와서 보니 주위에 이 핑계 저 핑계 군대 안간 사람들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이들을 보면 모 대기업의 사장 아들이고 소위 빽 있는 자제 분들이다. 다시 군대갔다온 대한민국 남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여성들은 아주 듣기 싫어함) 훈련소 얘기로 돌아가자. 훈련 2주차 소대장의 정신 교육 시간에 훈련병들은 인간이기 전에 조국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돌격 명령에 총받이를 하여야 한다는 말에 나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총알받이 인생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자대 배치 받고 밤에 야간 경비를 서면서 그 당시 월급 1,200원을 받으면서 자의든 타의든 내가 군에 입문하여 밤을 새워 보초를 섬으로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편히 주무신다는 작은 행동하나가 애국자가 아니랴 자문해 본적이 있다.
내 경험상 약 20개월 지나니 상병 계급장을 달고 이제 군 생활에 적응되어 북괴군이 쳐들어 와도 무찌를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 그런데 현 대한민국 군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인다니 군 생활에 막 적응이 시작할 때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35개월 만기 병장을 달고 제대하고 복학하니 정말로 영어단어는 그만두고 머리가 하얀 게 공부 따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요했다. 한창 피어나는 젊을 때 3년의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미국 유학와서 어려운 공부와 싸우면서 아르바이트로 한 시간에 그릇을 2,000개나 닦으면서 학업을 무사히 마친 것도 군 생활에서 배운 정신교육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순간이 닥칠 때 그 때 목숨을 걸고 유격훈련 받던 기억과 어려운 군 생활 3년을 잘 버틴 정신으로 이를 악물고 넘기니 왠만한 고통은 쉽게 넘기게 되었다. 추운 아침에 내 애견인 허스키와 산으로 운동 나가면 유격, 유격 외치면서 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이순이 넘은 나이에 험한 이민생활에 잘 대처하여 그저 살만 하니 3년의 군대 생활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6일이면 천안함 폭침 3주기가 된다. 꽃다운 우리 젊은이 46명이 조국을 위해 산화한 날이다. 잔인무도한 북괴들은 지금도 핵 개발을 하였다니 또 미국본토까지 도달하는 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하면서 미국과 대한민국을 협박하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라는 말처럼 영국의 왕세자들이 아프가니스탄 최전선에서 영국을 위해 복무한 것처럼 한국의 상류층들이 솔선수범하여 제발 국방의 의무만큼은 정정당당하게 자제분들을 군에 입문케 바란다. 더 좋은 것은 상류층 자제분들을 휴전선 철책 근무시켜 정신무장을 튼튼케 하여 대한민국의 동량으로 커 나가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중에 애국가를 부르기를 거부하는 의원들과 군 복무에 의문이 있는 의원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청문회를 개최하여 축출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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