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자를 배출한 이번 제18대 한국 대선은 소위‘5060’ 세대의 표심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거 운동 기간 박근혜 후보의 유세장에서 많은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연설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 <연합>
<서울-이종휘 특파원> 한국 대선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긴 이번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여러모로 이전의 대선과는 다른 점들이 두드러졌다.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한국 대선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기존 선거문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기존에는‘묵묵한’ 계층이었던 소위‘5060’ 세대의 분노한 표심이 분출된 점이 이번 대선을 좌우한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다가왔다.
이정희‘막말 토론’이후 중년층 표심 결집
청중동원 자취 감취고 모바일 캠페인 위력
■ ‘5060’의 표심 분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흔히 ‘5060’세대로 불리는 50ㆍ60대 계층의 뿔난 표심이 대거 박근혜 후보 지지로 몰린 게 승패의 열쇠였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선 후보 1차 TV 토론 당시 ‘막말 토론’ 논란을 부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박근혜 후보 공격에 대한 분노 등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직접 체험한 서울의 투표 현장에서는 중ㆍ장년층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투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젊은이들보다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숫자에서도 이같은 양상은 확인됐다. 출구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서 50대의 투표율은 무려 89.9%에 달했고 60대 이상도 78.8%를 기록, 20~40대보다 훨씬 높았고, 특히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50대 투표자의 62.5%가 박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줘 이번 선거 전체의 승패를 좌우한 것으로 분석됐다. 75.8%로 높게 나타난 투표율이 ‘2030’ 젊은 층보다는 오히려 ‘5060’ 장년층의 결집의 결과라는 것이다.
■사라진 돈 선거
또 과거 선거 때마다 고질적으로 횡행하던 돈 살포, 청중 동원 등 소위 ‘금권ㆍ동원선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한국 대선 때마다 따라다니던 ‘부정선거’라는 말이 사실상 자취를 감춘 느낌이다.
예전 같으면 ‘차떼기’니 ‘세풍’이니 해서 은밀히 조성한 선거자금을 살포하고 중앙당 차원의 정치자금이 각 지방에 ‘실탄’으로 제공돼 유권자들에게 살포되거나 유세장 청중 동원 등에 쓰이던 모습이 흔했지만 더 이상 이같은 현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법정 선거비용으로만 선거를 치르는 ‘깨끗한 선거문화’가 정착된 것 같아 한국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첨단기법 선거운동
선거운동 방법도 인터넷 문화와 트위터, 페이스북 소셜네트웍(SNS)의 확산 등으로 크게 변모되면서 ‘모바일’ 선거운동 등 시대 변화에 맞춰 첨단화된 새로운 방식들이 두드러졌다. 옛날처럼 대규모 청중들이 모이는 유세보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한 선거운동이 주를 이뤘고, 선거운동 방식도 ‘모바일’ 등 첨단기법들이 동원됐다.
또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젊은층뿐 아니라 중ㆍ장년층도 카카오톡 등 SNS로 무장하고 투표 독려 등을 활발히 한 것도 달라진 풍속도였다.
■새로운 네거티브는 혼탁
그러나 인터넷 및 SNS 발달과 함께 새로운 유형의 ‘네거티브’가 더욱 기승을 부린 점은 달라진 선거 문화의 부작용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이 초박빙의 대접전으로 치러지면서 각 후보 진영 간 네거티브 경쟁이 치
열했던 가운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사실 확인이 어려운 ‘카더라’ 식의 글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예전의 금권ㆍ부정선거와는 또 다른 양상의 ‘혼탁 선거’가 이어진 점이 그렇다.
이 같은 선거풍토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품 살포 등이 없어져 선거 현장의 분
위기가 깨끗해진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그러나 무차별 폭로나 네거티브, 흑색선전 등이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져 또 다른 혼탁 양상을 띠는 것은 문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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