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역사 보존이냐’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한 명인 로널드 레이건(1911-2004)이 유년시절 살았던 집의 존폐를 놓고 시카고대학과 시민단체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역사보존협회와 시민단체들은 레이건 대통령이 3~4세 때인 1914년부터 1915년까지 살았던 도심 남부 6층짜리 건물을 현(現)소유주 시카고대학으로부터 사들이기 위해 자금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카고대학은 지난 2004년, 부지 확장 목적으로 이 건물 일대를 매입했으며 내년에 개관하는 부설병원 신사옥 주변인 이곳을 녹지로 꾸미기 위해 연내 철거할 계획이다.
보존주의자들은 이에 반발, 이 건물을 ‘하이드파크 로널드 레이건 박물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시카고 명소관리위원회는 이 건물을 ‘명소(landmark)’로 지정해달라는 보존주의자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특징있는 건축물이 아닌데다 레이건이 살았던 기간이 고작 1년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유다.
레이건은 일리노이 주 서부 농촌마을 탐피코에서 태어나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보냈다.
그는 1988년에 쓴 글에서 구두 판매원인 아버지를 따라 시카고로 거처를 옮겨 살던 당시 이 건물 1층 임대주택에서의 생활을 애틋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건물은 레이건 대통령의 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시카고대학 밀튼 프리드먼 교수의 기념관과 인접해 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자택으로부터 1.5km 거리에 있다.
보존주의자들은 시카고대학이 ‘오바마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면서 레이건 대통령의 역사가 서린 건물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카고 남부 보존협회 잭 스파이서는 "레이건 대통령에 대해 어떤 평가를 갖고 있던 미국 대통령의 역사는 존중되어야 하고 그의 유년시절 집은 충분한 보존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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