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외투표 둘째날인 6일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 만삭의 몸으로 투표를 하러 나온 박은영씨가 남편과 함께 투표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상혁 기자>
제18대 한국 대선 재외선거 이틀째인 6일에도 LA 총영사관 2층에 마련된 재외선거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한인 유권자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이날도 투표 첫 날과 마찬가지로 투표소 개장시간인 오전 8시 이전부터 많은 유권자들이 총영사관 건물 앞에서 줄을 서서 투표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장면을 연출했고, 출산이 임박한 만삭의 임신부와 90대 고령자까지 어려움을 마다않고 투표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재외선관위 관계자들은“대선이라 확실히 지난 총선 때와는 열기가 다르다”며 고무적인 표정이었다.
출산 진통 견디고 투표
◎…이날 투표소에는 출산을 눈앞에 둔 만삭 임신부가 투표를 해 선관위 직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발렌시아에 사는 박은영(32)씨는 이날 10분 단위로 진통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아직 진통이 조금 더 커져야 한다”는 의사에 말을 듣고 귀갓길에 투표소를 찾았다.
남편 김화영(36)씨와 함께 투표소에 온 박은영씨는 “첫 날 투표하고 싶었지만 못했는데 오늘 진통이 와 병원에 갔다가 아직 더 있어야 한다고 해서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감격에 겨워 눈물도
◎…투표소에서 눈물을 흘리는 유권자도 있었다. 이민 온 지 30년이 넘었다는 김모씨는 투표를 마치고 나온 뒤 내 손으로 직접 조국의 대통령을 뽑는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운지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김씨는 투표가 몇분 만에 끝난 게 아쉬운 지 투표소에 비치된 의자에 잠시 앉았다가 투표소를 떠났다.
◎…90대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투표소를 찾았다. 1921년 생으로 만 91세인 이민목 할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투표소를 찾아 이날 오후 2시께 투표를 마쳤다. 직업군인 출신이라는 이씨는 “미국 온 지 20년가량 된다”며 “아내는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나는 군인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어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투표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유권자들의 연령대는 시간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오전에는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투표자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오후 2시 이후부터는 유학생으로 보이는 20~30대 젊은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타주 유권자는 드물어
◎…투표 이틀째인 6일에도 첫 날과 마찬가지로 타주 출신 유권자의 모습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LA 총영사관을 통해 유권자 등록을 마친 네바다나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타주 출신 유권자 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투표소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하루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날 베이커스필드에서 와 투표를 마친 박모씨는 “투표소까지 오는 데 3시간반이 걸렸다”며 “가까운데 투표소가 있으면 하루를 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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