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時 내년 1월까지 지연 가능성
대통령선거가 최근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일인 다음달 6일에 당선자가 확정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간선제인 미 대선은 주(州)별로 배정돼 있는 선거인단 538명을 선출하는 것으로 사실상 당선자가 확정되는데, 개표작업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선거인단의 과반을 확보하는 후보가 선거 당일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플로리다주의 천공식 투표기가 말썽이 되는 바람에 재검표와 대법원 소송까지 벌어진 끝에 당선자 발표가 5주일이나 늦어졌다.
특히 당시 고어 후보는 부시 후보에게 총 득표수에서 53만여표나 앞섰으나 선거인단 확보수에 뒤져 고배를 마셨다.
이미 천공식 투표기는 모두 사라졌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초박빙 승부가 선거당일까지 이어질 경우 일부 주에서 재검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결국 당선자 확정 발표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대법원이 지난 2000년 소송에서 재검표 시한을 선거인단 투표일(12월 둘째 수요일 다음 첫째 월요일, 올해는 12월 17일)의 6일 전으로 정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주에서 이를 지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최종 결과는 이보다 훨씬 지연될 수도 있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가 무려 9개월 이후에 확정 발표된 것도 재검표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부재자 투표와 임시투표가 과거보다 훨씬 늘어난데다 일부 주에서 선거결과 확정 발표일을 늦추면서 12월까지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 1876년 `대선 당쟁’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대선에서는 새뮤얼 틸턴 민주당 후보와 러더퍼드 헤이스 공화당 후보의 득표수를 놓고 양당이 정쟁을 거듭한 끝에 결국 상ㆍ하원 의원, 대법관 등으로 구성된 특별선거위원회가 이듬해 3월 헤이스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었다.
이번에도 민주당이 상원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각각 다수석을 차지해 개표 결과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경우 내년 1월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선거결과를 공식 확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다.
폴리티코는 최악의 경우 당선자 발표가 내년 1월말 취임 직전에나 나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