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개선 이후 대출 총력 불구 심사강화로 유자격 고객 찾기 힘들어
감독국 6개월마다 신규 감정·3년치 세금보고 요구
최근 한인은행들이 대출을 목표로 고객을 찾고 있으나 자격있는 고객을 찾지 못하고 고객들은 대출 신청을 하고 있으나 까다로운 대출 기준으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대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인은행들은 최근들어 연속 흑자 실적과 경기 회복 기미에 힘입어 대출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각종 대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신규대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대폭 강화된 감독국의 대출 기준으로 인해 실제로 자격있는 대출 고객을 찾기는 힘든 상태다.
한인은행 대출담당자들에 따르면 은행감독국은 시중은행들에게 대출자로부터 담보로 잡아 놓은 부동산의 가치 하락을 파악하기 위해 6개월마다 신규 감정을 요구하거나, 지난 3년치 세금보고를 바탕으로 대출 규모를 결정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
대출담당자들은 전반적인 대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우량고객’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설명이다.
한 은행 대출담당자는 “절세와 감세 목적으로 세금보고에 소홀히 한 고객들은 아무리 자산이 많고, 비즈니스가 잘 되고 있어도 대출이 다운그레이드 되거나 차후에 추가 담보를 요구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단골 고객들에게도 대출을 제때해주지 못해 난처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일부 우량고객들만을 상대로 이자를 낮춰주거나 재융자를 해주는 등 우량고객 쟁탈전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담당자는 “상대적으로 큰 은행들이 낮은 이자율을 앞세워 소규모 은행들의 고객들을 빼가고 있다”며 “대출을 해준다고 소문은 내놓고 결국 ‘제살 깍아먹기 경쟁’을 벌이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한 비상장은행 관계자는 “대형은행들이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이자율 경쟁에서 한두 발짝 앞서 갈 수 있지만, 우리와 같은 중소형은행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편 감독국의 까다로운 대출 기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은행과 고객의 대출 고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일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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