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이렇게까지 선거구 단일화를 원하는지 몰랐어요”
지난 3일 LA 한인타운과 사우스 LA 중간에 위치한 네이트 홀든 퍼포밍 아츠센터에서 열린 LA 시의회 제10지구 선거구 단일화 공청회장에 한인들이 대거 몰리자 한 주류사회 인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내년 LA 시의원 선거부터 적용될 선거구 재조정 작업이 중반에 들어선 가운데 시 선거구재조정위원회(CRC)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드러난 한인들의 응집력은 이처럼 주류사회에 인상적으로 비춰졌다.
이날 행사장에 나온 한인들은 주요 단체 관계자들과 일반인들을 합쳐 120명 정도였다. 시의회 10지구의 흑인 시의원이었던 네이트 홀든의 이름이 붙어 있는 이 건물의 1층 공청회장 좌석수가 240석이었으니 그 절반을 한인들이 채운 셈이다.
이날 기조연설을 위해 공청회장을 찾은 10지구의 허브 웨슨 시의원도 공청회 참석자들 가운데 흑인보다 한인들이 더 많은 것에 놀라는 눈치였다. 특히 이날 공청회는 20여명에 달하는 선거구 재조정위원 전원이 참석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 한 선거구 재조정위원은 “한인타운 단일화를 위한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는 확실히 파워풀하다”고 평가했다.
이전과는 달리 한인사회는 1.5세 및 2세 단체들을 중심으로 선거구 단일화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들 단체들은 또 선거구 재조정 공청회 참석을 위해 한인들 뿐 아니라 아시아계 등 타 커뮤니티 단체들과 협력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에 대한 커뮤니티의 의지를 분명히 표출한 것은 좋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좀더 목소리를 통일했으면 하는 부분도 존재했다. 이날 의견을 발표한 한인 관련 단체들마다 내세운 한인타운 구획이 조금씩 달랐기 때문이다. 공청회 현장에서 한 선거구 재조정위원회 관계자는 기자에게 “한인타운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선거구 재조정위원회는 빠르면 내주 재조정안 초안을 확정해 공개하고 다시 각 커뮤니티를 돌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3월1일 시의회에 이를 정식으로 제출하는 일정을 마련해놓고 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셈이다. 한인 단체들은 선거구 재조정위원회에 제출할 단일안을 18일 공개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끝까지 결집된 목소리를 유지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미 연방과 주의회 선거구에서는 한인타운의 핵심 구역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이는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선거구 단일화의 효과는 한인들의 실생활과 보다 가까운 시 선거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번 LA시 선거구 재조정 과정이 한인들이 힘을 합쳐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높이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종휘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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