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리비아의 카다피와 많이 닮아 있다. 장기 철권통치와 족벌의 권력독점 및 부정부패가 닮았고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려 하는 것도 같다. 거칠고 즉흥적인 성격에 독재에 있어선 천재적인 지략(?)을 발휘한 것 역시 비슷하다.
물론 독재의 지략만 놓고 본다면 카다피는 김정일에게 한참 하수(下手)이다. 적어도 카다피는 장기 철권통치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피폐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2000년대 갈등과 고립을 청산하고 세계 사회와의 협력과 연대로 개혁 개방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석유를 중심으로 한 소득도 급격히 상승해 중동에서는 부국에 드는 나라로 리비아를 만들어 놨다. 그런 변화가 어쩌면 양날의 칼이 되어 결국 자신의 철권통치의 종식을 앞당겼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은 어떤가. 김정일은 카다피가 노선을 전환하던 바로 그 2000년대, 제2의 핵문제를 야기하는 등 국제사회와의 갈등 국면을 조장하고 발전시키면서 체제결속을 꾀하고 핵무기까지 손에 넣기에 이르렀다. 그 사이 북한 주민들은 세계 최악의 빈국으로 나라는 비렁뱅이 나라요, 주민들은 그야말로 죽지 않으면 근근이 연명하며 살아가는 상황을 만들었다. 자신의 독재를 영속하기 위해 철저히 주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번 발리에서의 1차 회담에 이어 이달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차 비핵화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북한은 또한 과거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외화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수도 없이 이용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카다피가 결국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14개의 정치범 수용소를 더욱 강화하며 등 따습고 배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개방, 개혁, 비핵 3000’을 거절한 것이 옳았다고 김정일은 무릎을 칠 것이다.
카다피는 지난 2월 반독재 민주화시위가 시작되자 군대를 동원해 자국민 대량살상으로 맞섰다. 전투기까지 동원해 무자비하게 시위대를 진압했다.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동원하기까지 했다. 외국에서 용병까지 끌어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경 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나토(NATO) 연합군이 개입했다. 너무나도 당연한 조치였다. 희대의 독재자 카다피는 국제사회의 압력과 리비아 국민들의 단합된 힘 앞에 최후를 맞았다.
우리는 리비아 카다피의 멸망을 보면서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라는 고사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는 말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지난 42년 동안 억압과 탄압에 짓눌려 카다피(배)를 띄웠던 리비아 인민(물)들이 그 배를 일시에 뒤집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언제까지 전 세계적 반독재 민주화 물결에서 예외로 될 수는 없다. 김정일은 북한 전체를 창살 없는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어 인민을 탄압하면서 수백만 명을 굶겨 죽였다. 지금도 정치범 수용소에는 20만 명의 무고한 인민들이 신음하고 있다. 우리는 조국 한반도의 현재와 리비아를 보며 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역사는 인민을 탄압하고 학살하는 정권은 결국 인민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또 받을 수밖에 없음을 말해준다. 북한을 인권유린과 경제 실패의 생지옥으로 만든 ‘김씨 왕조’에 대해 2300만 북한 주민이 반기를 들 날이 언젠가는 반드시 오고야 만다. 그것은 역사의 순리이자 경험적 사실이다. 카디피의 몰락은 우리에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북한의 김정일 역시 반드시 몰락하리라는 확신 속에서 우리 자신이 북한의 인권탄압을 종식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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