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메밀 소바
무더운 텍사스의 여름. 입맛까지 앗아간다. 당기는 것이 없다. 탕을 먹자니 땀이 나고, 그냥 밥을 먹자니 입이 심심하다. 천길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입맛을 끌어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새콤달콤 시원한 것. 냉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담백한 시원한 맛에 건강까지 생각하는 메밀 소바가 있다.
아베만의 특제 소스가 비법
달라스에서 메밀 소바를 맛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제대로 된 맛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 돈가스를 먹어도, 덮밥을 먹어도, 스시롤을 먹어도 ‘메밀 소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올드덴톤 H마트 상권에 위치한 ‘아베’가 있다.
단출한 메뉴가 나왔다. 메밀 면에 소스가 전부다. 하지만 이것으로 족하다. 고추냉이와 파, 무 다진 것을 소스에 넣고 잘 섞는다. 주어진 재료지만, 나만의 제조 비법이 있다. 간단하다. 코가 찡할 정도로 고추냉이를 많이 넣는 것이다. 사발 가득 담겨져 나온 메밀을 소스에 풍덩 시원하게 목욕시킨 다음 입으로 가져간다. 두 가지 단어로 맛을 정리하면 ‘시원’하고 ‘담백’하다. 오랜만에 입맛이 부쩍 당기는 느낌. 후루룩, 후루룩 소리 몇 번에 사발이 금세 빈다. 강렬한 태양 빛에 타들어간 목이 촉촉하게 적셔지는 느낌이다.
메밀 소바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소스다. 아베는 직접 소스를 만든다. 참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소스를 하루 종일 끓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장만 아는 불 조절 법이 생명이다. 이 지난한 작업을 거쳐야만 고객의 입맛에 맞는 특제 소스가 탄생한다.
국수로 허기진 배는 콤보로
국수의 단점. 배 꺼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베에는 콤보가 있다. 돈가스를 시켜도 메운 낚지 덮밥을 주문해도 2.5불만 추가하면 샐러드와 메밀 소바를 함께 먹을 수 있다. 이열치열 뜨끈한 국수가 당기는 사람은 메밀 소바 대신 우동을 맛볼 수도 있다. 물론 일식집의 기본인 각종 롤과 메밀 소바를 섞어 먹는 재미도 있다. 그럼 한 동안 배 꺼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베의 또 다른 인기메뉴는 바로 돈가스다. 바싹한 씹는 맛과 두툼한 고기가 한 동안 입 안을 행복하게 만든다. 돈가스의 비밀은 빵가루에 있다. 한번 튀긴 돈가스에 잘게 부순 빵가루를 다시 입혀 튀겨내는 것이다. 초벌 튀김 위에 재벌을 입히는 것이다. 그만큼 두 배로 바싹하다.
정갈한 일본식 가정식. 아베가 추구하는 가치다. 그만큼 깔끔하고 다양하다. 여러 일식 요리가 손님들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카츠동, 치킨 데리야끼, 덴푸라, 낚지, 갈비카레, 불고기, 회덮밥, 치라시 등 덮밥만 10여 가지가 있다. 달라스에서는 먹기 힘든 오코노미야끼(일본식 해물파전), 타코야끼(일본식 문어빵), 스키야끼(일본식 전골) 등도 있다.
뜨거운 텍사스에 안성맞춤 요리
메밀 소바는 일본에서도 건강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이 들어가지 않은 건강식품이다. 특히 다이어트에 좋다. ‘메밀 꽃 필 무렵’이나 무더운 여름 아니어도 가벼운 식사나 간식으로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텍사스처럼 뜨거운 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요리다.
함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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