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은 그 인종만큼이나 종교가 다양하다. 식민지 시대부터 미국의 뿌리인 기독교를 비롯, 힌두교, 불교, 회교 등 전 세계 종교 중 없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이 숱한 종교 대부분은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고 미국 토종 종교는 거의 없다. 그 드문 예외의 하나가 모르몬교다.
1820년대 조셉 스미스가 창시한 모르몬교는 대체로 개신교와 비슷하나 성경과 함께 ‘모르몬경’이라는 독창적인 경전을 갖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스미스가 모로니 천사의 계시를 받고 뉴욕 웨인 카운티 인근 언덕에서 황금 판에 고대 이집트 특수 문자로 새겨진 경전을 발견해 번역했다는 이 책은 기원 전 2,600년 전부터 기원 380년까지 인류 역사를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바벨탑이 무너진 후 인류 일부가, 또 기원 전 587년 유다가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되기 직전 일단의 유대인들이 신대륙이 건너왔는데 이들이 인디언의 조상이라는 것이다. 모르몬교도들은 기존 기독교는 그리스 사상의 영향으로 오염됐다고 주장한다.
외부 사람들이 들으면 황당한 이런 주장 때문에 모르몬교도들은 일찍부터 이단으로 몰려 탄압의 대상이 됐다. 뉴욕에서 박해를 피해 미주리를 거쳐 일리노이로 이사했으나 역시 여기서도 탄압을 받아 교주 스미스가 피살되는 비운을 맞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차세대 지도자 브리검 영의 지도 아래 당시 황무지였던 유타로 옮겨 이를 옥토로 바꿔놓는다. 교회 지도자들이 영적 권위와 세속적 권력을 함께 가지려 하면서 한 때 연방 정부와 충돌을 빚기도 하지만 결국 정치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유타는 주로 인정받고 합중국에 편입된다. 처음부터 시비 거리던 일부다처제 문제도 교회가 포기를 공식 선언하면서 해결됐다. 지금은 모르몬교 극소수만이 이를 신봉하고 있다.
모르몬교도들은 술 담배를 일체 하지 않고 성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가족주의적이고 근면성실해 모르몬이 사는 곳은 대체로 소득 수준이 높고 실업자와 범죄가 적다. 세계 포교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어 전 세계 어디든 선교사가 없는 곳이 없으며 포교를 하려면 외국어를 현지인처럼 구사해야 한다는 방침 때문에 어떤 교단보다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많고 가장 빨리 신도 수가 늘고 있는 교단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모르몬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인디언이 유대인의 후손이라는 교리 등으로 아직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이단 취급을 받고 있다. 내년 대선 관전 포인트의 하나는 지금 공화당 선두주자인 미트 롬니가 모르몬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당의 대선 주자 지명을 따낸 후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을지 여부다.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것이 대세나 누가 아는가. 흑인 오바마가 백악관을 차지하리라고는 불과 수년전만 해도 본인 포함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롬니가 과연 또 하나의 벽을 깰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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