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직원 사칭, 테리야키 등 요식업소 협박
위생검사 명목 핸드폰 인증번호 강요
시애틀 지역의 한인운영 중국식당인 N업소에 지난 주 전화가 걸려와 “보건국 검사관이다. 식당 위생 검사(inspection)를 나가겠다. 핸드폰으로 확인번호를 보낼 테니 번호를 대라”고 다그쳤다.
보건 당국자가 위생 검사를 나온다는 말에 놀란 종업원이 “무슨 일이냐,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말했지만 상대방은 “똑바로 듣고 말하라”고 계속 협박했고 종업원은 결국 업주 H씨의 핸드폰 번호를 가르쳐줬다.
업소 전화를 끊지 않은 상태에서 5분도 채 되지 않아 주인의 핸드폰으로 숫자로 된 번호가 통보됐고, 종업원이 그 번호를 확인해주자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
H씨는 “당시 너무 바쁜 시간이고 상대방이 보건국 검사관이라며 협박하는 바람에 종업원이 속아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는데 뒤에 발신지 추적을 해보니 워싱턴지역도 아니었고, 전화 사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범인이 받아간 휴대폰 인증번호로 물건을 구입해 휴대폰 요금으로 결제하려고 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애틀 다운타운 근처에서 테리야키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K씨도 올 초 보건국 직원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고 휴대폰 번호와 함께 곧바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알려줬지만 보건국 검사관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보건 당국은 위생 검사관이 업소에 전화를 걸어 핸드폰 번호를 묻는 일은 없다며 이 같은 전화사기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사기범들이 합법적인 핸드폰 번호를 통해 인증을 받는 방식으로 웹사이트 어카운트를 개설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기범들이 비합법적으로 사업을 하며 보건부 직원을 사칭해 합법적인 휴대폰 전화를 알아내고 그를 도용해 크레이그 리스트 등 여러 웹사이트에 어카운트를 만들어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합법적인 휴대폰이나 업소전화 번호를 도용해 어카운트를 만들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계좌의 실제 주인은 추적이 되지 않는다”며 “보건부 직원을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번호나 신상ㆍ신용카드 정보 등을 가르쳐줘선 안되고 즉각 보건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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