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날짜 신문에서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인 김동석이란 분의 “2세 뿌리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내가 전적으로 공감하는 글이었다. 사실 그분의 글은 2세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가르치기보다 먼저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도록 우선 우리의 이민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의 눈에는 그분이 사회적인 위치를 고려해서 무척 완곡하게 또 우회적으로 썼지만, 그 분은 한국 민족적 자기 편애와 자기 과장의 시각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의 시민으로서 살아나가야 할 2세에게 편협된 정체성을 가르쳐서야 되겠느냐 하며 호소를 한 것으로 받아 들였다. 사실 고백컨대 나도 과거에 누구 못지 않은 한국적 민족과 역사에 대해서 국수주의적이라 할 만큼 우월성을 강조하며 또 간직하며 살았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기 시작 할 때가 해방 직후라 당시에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단기(檀記) 4278년에 8.15 해방을 맞이했다고 하면서 역사의 모든 년도는 서기(西記)가 아니라 단기로 시대를 구분했고, 대한민국이 지하자원이 미국 대통령이 감탄할 만큼 풍족하고, 동해 바다가 세계 3대 어장의 하나이고, 우리 조상은 만주는 물론 중국 전국을 호령하는 강대국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이란 나라에 살면서, 나름대로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도 해보고 또 세계 여러 나라의 유적, 유물, 역사책, 박물관도 두루 돌아보기도 하다가, 한국 국립 박물관 앞에서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 동안 우물안 개구리였었구나 하는 생각이 났다. 또한 나에게 과거 역사를 가르친 교과서나 교육자들이 나를 과장, 자기도취에 빠지도록 한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 한국의 그러한 생각을 하는 분들의 영향을 받은 분들이 일선에서 우리 2세에게 뿌리교육을 가르치는 것이 역사를 보는데 균형을 잃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물 속에 가두어 버릴까 걱정까지 됐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하는 것은 지금 중국이 소수 민족 문화재 보존의 하나로 아리랑이란 민요를 조선족이란 그들의 소수족의 민요로 등재 했고 마음만 먹으면 유네스코에 등재 되게 돼 있어 우리의 민요를 도둑맞게 되어가고 있고, 또 이것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서 우리 한국 민족의 옛 고향인지 땅인지를 자기네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 흥분하고 있다. 나는 2세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이 민요를 도둑맞았다고 하는 해프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또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꽤나 관심이 간다는 말이다.
사실 이러한 사건을 2세들에게 이야기한다면 ‘이게 무슨 달나라 이야기’냐고 실소를 할 것 같다. 그 중에 극소수라도 생각해 보겠다고 하면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선생님, 만일에 미국이 소수민족의 전통 문화를 기록하고 보전한다며 마이애미에 몰려있는 쿠바인들의 살사춤을 등록시키고, 샌프란시스코에 중국 화교들의 불꽃놀이와 구정의 사자춤을 등재시키고, 뉴올리언스의 마디 그라스 축제, LA 멕시칸들의 민속 민요를 등재 시키는 등등을 한다면 반대 하시겠어요, 아니 금년 초 아일랜드인들의 온통 녹색이 파묻히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축제 때에 아일랜드 정부가 미국이 자기 나라를 복속시키려고 자기들의 문화를 빼앗으려고 획책하고 있다는 이야기 들어 보셨는지요?”
한국에서 자기 역사의 과대망상 속 그 바닥 밑에 깔려있는 열등의식과 피해의식이 아무도 모르게 이곳 미국까지 번지고 있고, 그러한 역사관을 가진분들이 한국인이 아니고 미국인인 우리 2세들에게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수 있겠는지 내가 걱정한다면 이것이 기우일까?
역사를 가르치기 전에 선생님들이 한국인이 아닌 이곳 미국 역사 선생에게서 최소한 오리엔테이션 교육이라도 받자고 한다면 내가 너무 나가는 것이 아닌지? 나는 한국이 아니라, 세계 속의 한국을 보는데 있어 균형 잡힌 역사관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진정 2세들에게 그들의 정체성을 가르치는 옳은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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