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이브리드 차의 대명사 프리우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다. 이 작은 차가 장거리 프리웨이를 제대로 달리는지, 선전대로 과연 연비가 나오는지 시험해 볼 겸 해서였다. 생각보다 편하고 승차감도 좋다.
풀 탱크로 기름을 넣으면 35달러 정도가 든다. 9갤런 정도 들어가는 셈이다. 정말 한번만 넣고 목적지까지 올라갔다. 계기판에 나온 연비는 갤런 당 45마일. 선전에 나온 48마일보다는 조금 적었지만 중간에 높은 산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슷하게는 맞는다. 로컬에서는 50마일이 넘는다.
요즘은 LA에서도 프리우스가 많이 눈에 뜨이지만 실리콘 밸리 일대는 더 심하다. 두 집 건너 한 집이 프리우스 아니면 미니다. 그곳에 사는 한 한인은 요즘 그 동네에서 차를 살 때는 둘 중 하나를 사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의식이 높을수록 연비가 좋고 환경 친화적인 차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시애틀에 갔을 때도 그랬다. 주차장에 세운 차 절반이 하이브리드 아니면 소형차였다.
이는 통계로도 그대로 나타난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4월 달에 새로 팔린 차 4대 가운데 1대가 소형차라고 한다. 10년 전에는 8대 중 하나였다.
GM, 포드를 비롯한 디트로이트의 미 자동차 회사들이 기사회생 한 것도 소형차 덕분이다.
개솔린을 하마처럼 마시는 대형차와 트럭에 집중했다 사망 일보직전까지 갔던 미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가 좋은 소형차로 포커스를 바꿨고 최근 고유가와 함께 소비자들의 취향이 바뀌면서 이것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일본 쓰나미로 일본차 부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도요타와 혼다가 고전하는 사이 미 빅 3 자동차 회사는 이들을 제치고 1~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역시 고성능 소형차로 미국 시장을 파고 든 현대 기아다. 이중 기아는 4월 53%의 판매 신장을 이룩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기차, 수소차 등이 미래의 자동차로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도 차의 주종은 개스로 가는 차이며 이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요즘 같이 기름 값이 비싼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연비가 좋은 차가 최고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는 프리우스를 타면 직장에서 10마일 이내에 살고 출퇴근용으로만 차를 이용하는 사람의 경우 주유소는 한 달에 한번, 기름 값은 35달러면 된다.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연비가 높은 차를 타는 것은 그 드
문 사례의 하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한 해 일반 차보다 4톤의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한다. 기름을 덜 쓰니까 돈도 절약되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중동에서 나오는 석유에 덜 의존하게 되니까 미국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인 셈이다. 하이텍과 주택 버블이 꺼지면서 근검절약이 미덕이 되고 작은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하이브리드가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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