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과 엘리자베스 에드워즈가 헤어진 것은 슬펐다. 알과 티퍼 고어의 경우는 충격이었다. 그런데 이제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마리아 슈라이버가 이에 합류했다.”
슈워제네거(63)와 슈라이버(55)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부부의 별거 소식에 한 주류언론 칼럼니스트가 쓴 칼럼의 첫머리이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예선전 후보였던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단란한 가정의 가장 이미지가 강했다. 변호사 출신 아내 엘리자베스는 암으로 투병 중이면서도 남편의 선거 운동을 도와서 헌신적 아내의 모습을 보였고, 그 모두가 합쳐져 에드워즈의 인기를 한껏 올렸다.
에드워즈가 그런 아내를 두고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면서 자기 발등을 찍었다. 그의 외도 사실이 알려지고, 뻔히 다 드러난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변명하기를 여러 차례 하면서 그의 참신했던 이미지는 엉망으로 구겨졌다.
결과적으로 그는 정치 생명이 끝나고, 엘리자베스는 병마와 싸우다 생을 마감했다. 개인으로 보나 가족으로 보나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알 고어 부부는 오랜 세월 ‘모범 부부’의 대명사였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않고, 돌다리도 두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미스터 스트레이트’ 알 고어 전부통령과 걸스카웃 단장 같은 활달한 이미지의 티퍼는 서로를 보완하며 좋은 커플을 이루었다.
그랬던 부부가 느닷없이 헤어진다는 발표를 하자 미국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자신들의 부모가 이혼하는 듯 비통해했다. “고어 부부마저 헤어진다면 도대체 어떤 결혼이 온전할 것인가”라며 충격을 토로했었다.
이제 슈워제네거 부부가 헤어진다고 하니 그 또한 작은 뉴스가 아니다. 앞의 컬럼니스트는 “그들의 결혼도 계속 보존하기가 어렵다면 우리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며 서운해 했다. 슈워제네거 혹은 슈라이버 ‘너마저!’라는 말이다.
슈워제네거 부부는 지난달 26일 결혼 25주년을 맞았었다. 지난 25년 동안 그들 부부는 묘한 커플로 유명했다. 겉으로 봐서 그들이 부부로 살기에는 너무도 맞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슈워제네거는 바디 빌더로 성공한 후 배우가 된 인물. 슈라이버는 미국의 정치 명문 케네디가의 딸이자 저널리스트.
이들을 중매(?)한 사람은 NBC의 톰 브로커였다. 1977년 한 자선 테니스 대회에서 브로커가 슈라이버를 슈워제네거에게 소개했다. 지성적인 슈라이버와 근육질의 슈워제네거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이들은 9년 후 결혼을 했다.
그리고는 지난 4반세기 동안 4자녀를 키우며 잘 살아가는 이들 부부를 미국인들은 호기심 섞인 관심으로 지켜봐왔었다. 한 주류언론의 표현에 따르면 다른 집들과는 너무도 다른 독특한 집이 한 채 들어섰는데 세월이 오래 지나다보니 그 나름대로 동네와 어울리게 된 것 같은 부부였다. 이제 그 독특한 집은 해체되고, 부부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슈워제네거는 배우로, 슈라이버는 뭔가 가치 있는 일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해서 은혼식까지 가면 일단 성공, 금혼식은 천연기념물이 되어가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