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왼쪽)와 아사다 마오는 지난해 토리노 세계선수권이후 13개월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세계빙상선수권 29, 30일 운명의 대결
원래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대지진과 해일로 인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옮겨진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는 김연아(21)와 아사다 마오(21) 두 동갑내기 라이벌이 오랜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년기부터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던 동갑내기 라이벌이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 이후 13개월 만에 다시 맞붙기 때문이다.
사실 이 대회 전까지 올 시즌 여자 피겨는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와 동메달을 딴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나란히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을 선언한데다 은메달을 딴 아사다까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아무도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들 3명이 사실상 퇴장한 뒤 나머지 선수들이 전혀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바람에 올 시즌은 2006년 신채점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점수의 우승자가 탄생하는 등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사라졌다. 김연아와 아사다 등 두 명이 200점을 훌쩍 넘기는 최고의 연기가 펼쳐졌던 동계올림픽의 감동을 아직 간직한 팬들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3개월 만에 김연아와 아사다의 맞대결이 성사된 것은 팬들에게 큰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노비스(13세 이하)와 주니어 시절부터 나란히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을 나눠 갖는 등 경쟁을 계속한 김연아와 아사다는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에도 매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보 없는 라이벌 대결을 펼치며 빙판을 뜨겁게 달궈 왔다.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2위(아사다)와 3위(김연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이후 2010년까지 3년 동안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은 두 선수가 번갈아 올랐다. 2008년에는 아사다가 우승을 차지하고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하던 김연아가 ‘진통제 투혼’을 펼치며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내는 명승부를 연출했고 2009년에는 김연아가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07.71점)으로 우승한 반면 아사다는 4위에 그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마지막으로 맞붙은 2010년 대회에선 아사다가 밴쿠버올림픽과 그랑프리 파이널을 휩쓴 김연아를 제치고 우승,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그로부터 13개월만에 이들 두 선수는 다시 정상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두 선수 모두 구사하는 기술에선 1년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김연아는 여전히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점)를 앞세워 2년 만의 세계 타이틀 탈환을 노리고 아사다는 역시 전매특허인 트리플 악셀(기본점 8.5점)을 주무기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다만,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유를 찾은 김연아는 기술보다는 예술성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왔다.
두 선수 모두 불안한 부분은 있다. 김연아는 역시 그랑프리 시리즈를 완전히 건너뛰면서 기술을 세부적으로 다듬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입장이며 아사다는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8위와 5위라는 최악의 결과를 낸 것이 마음에 걸린다. 지난해 12월 자국 선수권대회와 올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준우승하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긴 했지만, 예전 같은 점프를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이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여자싱글 숏프로그램은 오는 29일, 프리스케이팅은 30일에 각각 모스크바 메가스포트아레나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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