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만신창이가 된 일본을 보고 한국인의 감정이 복받쳤다. 불행을 당한 일본의 고통과 아픔을 보면서 지난 과거의 감정은 잠시 뒤로 한 채, 많은 한국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돕는 우리 마음속 어느 한 구석에는 “이렇게 도우면 정말 귀한 이웃이 되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며, 또한 일부 종교인들은 최고의 선교 기회로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감정이 쓰나미처럼 한국인을 덮치고 있을 때, 일본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다”라는 내용을 발표하여 영토 분쟁 문제가 한일 관계의 지축을 흔들게 만들었다. 일본을 돕고 있는 이 마당에 또 다시 독도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은 일본에 대해 큰 배신감 내지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한탄하고 있다. 일본의 불행을 행복으로 만들어 주면, 앞으로 좋은 한일관계가 유지될 것이란 기대치가 컸던 것만큼 실망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왜 미스터리 같은 일본에 헷갈리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일본이란 ‘국가’와 ‘국민’을 구별하지 못해서 오는 혼란이라고 본다.
일본을 볼 때는 일본의 국가와 국민을 나눠서 보아야 일본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먼저 일본이란 국가는 섬나라이면서도, 섬나라가 아니라고 하고, 자위대가 있으면서도 군대가 없다고 하는 나라이다. 따라서 쓰나미 문제로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일본이 고수해 왔던 영토 주권 문제를 쉽사리 양보할 국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에, 그런 일본 국가라 할지라도 일본 국민을 도매금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대해서는 안 되겠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줄서기를 하고 사재기를 하지 않은 일본 국민을 돕는 것이지 일본 국가를 돕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보고 국민을 보지 말며, 국민을 보고 국가를 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국가는 국가이고 국민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대지진의 상황 속에서도 일본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 하는데, 과연 그들에게는 어떤 계획과 어떤 비수가 감추어져 있는 것일까?
제2차 세계 대전시 일본의 제국주의를 무너뜨린 것은 원자폭탄이었다. 일본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6.25 한국 전쟁이었다. 한국 전쟁으로 인해 일본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면 지금의 일본은 또 다른 방사능 피해로 인해 무너져 가는 것 같이 보이는 이때에, 어떻게 일본이 다시 설수 있다는 것일까?
“역사는 정치의 거울이다”라고 했듯이, 일본은 지금의 경제 공황 쓰나미의 폐허 속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한반도에서 제2의 6.25전쟁을 부채질하는 의도적 실수(Intentional mistake)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논리다. 이 논리를 반증이나 하듯,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일본은 금강산 피격 사건, 장거리 로켓 발사 사건, 백령도 사건 등 네 차례나 남한이 북한과 긴장 국면이 있을 때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발표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일본의 국제 정치적 야망을 항상 살피고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일본은 국화를 좋아하면서도, 뒤에서는 칼을 가는 나라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제 정치학자 한스 모겐자는 국제 정치를 “힘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힘이 없으면 흠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겠다. 그리고 일본 국민은 이성과 감정으로 대하되, 일본 국가는 법의 원칙대로 처리하면 더 이상 헷갈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끝으로, 예상하지 못한 것을 예상하라. 그것이 불행이든 축복이든….
전종준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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