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항생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이 OECD 국가들 중 항생제 소비량 1위로 조사된 가운데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사례들이 많아 한인들의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사례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는 한인 노인 최모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항생제를 넉넉히 처방받아 집에 비치하고 있다가 자녀들이 필요하다고 할 때 건네주곤 했다.
그런데 최근 이웃 한인이 피부염으로 고생한다는 말에 자신이 갖고 있는 항생제를 줬다가 이를 복용한 이웃의 증세가 더 악화되는 바람에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이웃을 진료한 의사는 “중이염에 처방하는 항생제를 증상에 맞지 않게 복용했다가 부작용이 난 경우”라며 “처방되지 않은 항생제를 임의대로 나눠 복용한 게 문제”라고 말했다.
남보다 편도선이 3배 가까이 큰 김모(31)씨는 아플 때를 대비해 한국에서 항생제를 많이 구입해 와 편도가 아플 때마다 항생제를 복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 약이 떨어져 얼마 전부터 미국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했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한국에서 쉽게 구입한 항생제를 자주 먹다보니 내성이 생긴 것 같다”며 걱정했다.
■한국인 오남용 1위
이처럼 미주 한인들의 항생제 남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항생제 소비량이 가장 많고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 출현빈도 미국의 2배에 달하는 등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실제 한국의 경우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55%에 달했으며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000명의 한국 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항생제가 감기에도 효과가 있다는 오답이 51%로 집계됐으며 집에 남겨둔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항생제가 바이러스 감염에 효과가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도 57%나 됐다.
■대책 시급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내성으로 매년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여러 약물에 내성을 갖는 결핵(MDR-TB)에 감염된 신규 환자가 44만명에 달했고 2015년까지 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WHO는 또 가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항생제가 육류 섭취를 통해 인체에 흡수됨으로써 약물 내성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김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항생제 복용을 과신한 나머지 위장장애, 설사 등 부작용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항생제는 박테리아만 죽이기 때문에 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의사와 미리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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