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2011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시한(8일 자정)을 하루 앞둔 7일 백악관에서 사흘째 연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다시 협상을 갖기로 했으나 극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한 연방정부 폐쇄사태는 불가피하며, 백악관과 공화당 양측은 이 같은 사태에 대비해 연방정부 폐쇄의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는 비난전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90분동안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 등과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안을 둘러싼 견해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쟁은 뒤로 해야 한다"며 공화당의 당파적 접근을 비판했다.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했다.
양측은 전날 협상후 "진전을 이뤘다"(베이너), "희망은 존재한다"(리드)라며 다소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지만 이날은 "예산액수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베이너), "정부 폐쇄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리드)며 부정적인 기조로 후퇴했다.
전날 협상에서 양측은 예산삭감 총액에 대해서는 대체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공화당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현 대기오염방지법의 개정과 낙태 문제를 예산 논쟁과 연계하면서 최종 타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하원의장 등은 이날 오후 7시 백악관에서 협상을 속개해 재차 최종 담판에 나설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예산안 처리 시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1주일짜리 잠정예산을 이날 독자적으로 통과시켰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다른 잠정예산은 상황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잠정예산안을 일방 처리한 것은 협상 결렬시 연방정부 폐쇄의 책임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가진 상원에 떠넘기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백악관은 의회가 두 차례에 걸쳐 2주 및 3주짜리 잠정예산을 통과시켜 임시변통으로 예산집행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주요 정책수행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는 마당에 또 다시 1주짜리 잠정예산에 의존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해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공화당의 잠정예산 처리는 올해 예산안의 합리적 타결을 모색함으로써 국가경제 회복을 위기에 빠뜨리는 연방정부 폐쇄사태를 피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빗나가게 하는 조치"라고 비판하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하원 공화당의 에릭 캔터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잠정예산을 거부해서 정부가 폐쇄될 경우 아프간과 이라크 등 세계 각지의 파견미군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며 "그 결정을 재고하고 우리와 함께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맞받았다.
의회가 8일까지 예산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이 중단돼 미국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년 12월 이후 15년여만에 연방정부 폐쇄 사태를 맞게 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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