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여성 22명 작년 가정폭력 체포… ‘학대 남편’은 줄어
올해 73세의 김모 할아버지는 얼마전 용기를 내어 LA 한인타운 내 올림픽경찰서를 찾았다. 부인의 폭력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신고를 하기 위해서였다. 김씨는 “한인 통념상 남편이 맞고 산다는 게 부끄러워 그동안 숨겨 왔는데 사소한 폭력이 상습적으로 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결혼 5년차인 박모(34)씨는 부인의 상습적인 언어폭력으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찾아 상담한 경우. 박씨는 “신체 폭력이라면 저지할 수 있겠지만 매일 같이 정신없이 욕설을 퍼붓는 아내와는 더 이상 결혼생활이 힘들 것 같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혼이 낫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에서 ‘가정폭력’ 하면 남편이 아내에게 휘두르는 폭력만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처럼 부인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학대를 당해 경찰과 검찰 등 사법기관의 문을 두드리거나 상담기관을 찾는 한인 남성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시검찰 관계자는 최근 한인사회에서 ‘학대받는 아내’ 케이스는 점차 줄고 있는데 반해 ‘학대받는 남편’ 케이스는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정폭력으로 체포된 한인 여성은 22명으로 지난 2008년의 14명에 비해 상당히 늘었고 가정폭력으로 체포된 한인 남성은 2년 새 52명에서 36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올림픽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정폭력 케이스를 신고하는 한인 남성들이 늘었다”며 “대부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부끄러운데’라고 말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매맞는 남편’ 문제가 주로 노년세대에서 실직이나 퇴직 후 경제력 상실로 남성들이 가정에서 무시 당하고 구박 받는 경우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인가정상담소의 임경희 카운슬러는 “과거에 비해 20~30대 결혼한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 ‘남편 학대’가 급증했고 대부분의 문제는 가사분담에 대한 의견충돌이나 경제적인 문제”라며 “가부장적이고 남성 우월적인 사상이 깊게 자리 잡힌 한인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경찰 신고를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통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카운슬러는 “노년층의 남편 학대는 대부분 과거에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학대를 받았던 아내들의 보복행위에 가깝고 특히 한인사회에서는 외도 문제로 이와 같은 남편학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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