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천유불측풍우(天有不測風雨)하고 인유조석화복(人有朝夕禍福)이라 했음은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바람과 비가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저녁으로 화도 있고 복도 있느니라’ 하였다. 그러니 하늘의 일을 피조물인 인간이 어찌 가늠하겠는가?
일본이 지진과 해일과 원자로 방사능 오염으로 삼중고를 겪는 참사현장을 TV로 보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능력이 티끌보다 못한 존재임을 배운다.
1923년 관동지진 때도 3만5천여 명이 사망했고 일본인들의 조선인 학살로 5천여 명이 비명으로 죽어 갔다. 그러나 그때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였지만, 지난 3월11일 센까이 지진은 진도 9.0의 대지진과 파고 높이 9m의 쓰나미, 그리고 원전 방사능 유출 피해는 인간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최대의 재난이다. 아직 최종 집계가 없어 모르긴 하지만 관동 대지진 때보다 더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될 것이다.
전 세계가 일본 대지진에 경악하면서 위로와 격려가 쏟아지고 인명구조와 피해복구 성금과 각종 도움으로‘일본의 눈물 닦아 주기 운동’이 파도같이 밀려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랑과 용서를 바탕으로 하는 종교 지도자가 입에 담기 부끄러운 망언으로 지탄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지울 수가 없다. 사회적 명성으로 보나 목회의 경륜으로 보나 원로 목사로 추앙 받아야 할 신앙인이 천민만도 못한 감정의 표출로 그의 인격과 믿음을 의심 받고 있다.
인간의 본성이 악(惡)이라는 성악설(性惡說)에 인간의 본성은 선(善)이라는 성선설(性善說)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일본의 대재앙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온정을 보면서 그래도 인간의 본성은 선이라고 보고 싶다.
일본이 조선 사람을 죽이고 괴롭혔던 과거 역사는 일단 접어두고,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주한 일본대사관을 찾아 위로를 했으며 연예인과 체육인들이 그리고 각 종교단체들이 성금을 모우고 심지어는 정신대 할머니들까지도 지난날의 원한을 접고 일본을 위해 기도를 하는 한국 민족의 어진 심성은, 짚신 신고 논밭에서 개미나 벌레를 밟아도 죽이지 않는 한국인의 어진 자비와 선심(善心)의 바탕이라 하겠다.
지금 한국의 종교는 타락의 길을 걷고 있다. 영혼을 구해야 할 종교가 돈과 명예에 빠져 성직자가 교만에 빠지고 교회가 대형 재벌회사로 비대해 지면서 재벌목사들이 재벌회사를 세습 상속하려고 법정까지 드나들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에 교인이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하지만 정말 하나님의 성도는 몇 명이나 될까? 100년 전 평양에서 일어났던 눈물의 회개운동이 지금 서울에서 일어나야 할 때이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 성에 열 명의 의인만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한국에는 의인이 몇 명이나 있을까?
6.25 전에만 하더라도 종교가 백성을 걱정하는 시대였는데 지금은 국민이 종교단체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눈도 귀도 두 개씩 만들었는데 할 일 많은 입은 왜 하나만 만드셨는지 이제 조금은 알 듯하다. 인간들이 하나뿐인 입으로도 그토록 많은 죄를 짓고 있는데 입이 둘이었으면 지옥에는 입으로 가득 채워졌을 것이다.
선현(先賢)들이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는 교훈으로 삼사일언을 가르쳐 주셨는데 성경 36권에는 그런 가르침이 없었단 말인가?
무식한 필자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옆에 있는 성경책에서 ‘너나 잘 해’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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