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그나마 일본에서 났으니 그만하지…”
일본 동북부를 휩쓴 대지진과 쓰나미 참사 광경을 며칠 째 TV로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진도 9.0의 대지진이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다면 피해는 훨씬 더 컸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인근 해저에서 일어난 지진이 좋은 예다. 진도 9.3 지진에 쓰나미가 겹쳐 이번 일본 지진과 흡사했는데, 당시 인명피해는 23만명에 달했다.
지진 피해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물론 지진의 강도. 그 다음은 발생장소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발생하느냐, 사막이나 바다 한가운데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피해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아울러 이번 일본 지진이 확실하게 보여준 것은 어느 나라에서 발생하느냐도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지진 대비에 있어서 세계 정상의 나라이다. 첨단 내진설계 등 건축물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고, 국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지진대피 훈련을 받는다. 땅이 좀 흔들린다 싶으면 유치원생들도 알아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 숨는 것이 몸에 배었다.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80대 초반 할머니의 회고이다.
“요즘은 헬멧을 쓰겠지만 옛날에는 방석을 썼어요. 학교에서 공부하다 지진이 나면 모두 방석을 머리에 얹고 책상 밑으로 들어갔지요. 들판에 있다가 지진이 나면 대나무 밭으로 뛰어갔어요. 대나무 뿌리가 얽히고 얽혀서 안전하다고 믿었어요.”
세계 어디에서든 지진참사가 발생하면 남가주 주민들은 가슴이 철렁한다. 남가주 역시 빅원이 언제 올지 모르는 지진 위험지역이기 때문이다. 지진 전문가들 말로는 남가주에 빅원이 올 시기는 이미 지났다. 그러니 내일이라도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30년 이내에 진도 6.7 지진이 올 확률은 99.7%, 7.5 지진 확률은 46%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모두 알면서도 막상 지진 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당 부분 건망증 때문이다. 지진이 핫뉴스일 때는 ‘대비해야지!’ 하다가도 얼마 지나면 잊어버리고 만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3월16일 LA에서 지진이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LA 다운타운에서 11마일 동쪽 지점에서 진도 4.4의 지진이 발생해 남가주 주민들은 단체로 새벽잠을 깼었다. 진도가 크지 않아 별 피해는 없었지만 굉음과 진동에 놀라 모두가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했었다. 하지만 그뿐, 곧 안락한 망각 속으로 빠져 들었다.
내일 일을 모르는 게 우리의 인생이다. 지진으로 며칠씩 고립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통조림 한통, 물 한 모금이 얼마나 감사할 것인가. 사흘 정도는 버틸 물과 식품, 비상약품을 준비해두는 게 현명하다. 가능하면 비상 패키지 2개를 만들어 하나는 땅에 묻어두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 안에 보관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셀폰과 라디오, 손전등을 항상 침대 곁에 두고 운동화를 침대 밑에 둘 것도 권한다. 지진으로 무너지고 깨진 상태에서 맨발로 움직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재난 시 꼭 필요한 것, 현금을 챙겨둘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잊지 말고 실행에 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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