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이여, 그대들에게 진정 영혼이 있는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내겐 너무 좋은 세상’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독자층이 넓은 프랑스 작가 베르베르는 이 소설에서 미래 인간의 삶을 다룬다.
소설에서 주인공이 아침에 일어나자 조용하던 집안이 시끌시끌해진다. 슬리퍼, 의자, 커피 머신, 토스터, 면도기 등 집안의 모든 집기들이 집주인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시중을 드느라 부산하다. 기계들의 참견에 짜증이 난 주인공은 사람이 플러그를 꽂아야 작동이 되던 옛날의 기계들을 그리워한다. 물건이 물건답지 않고 사람 흉내를 내려드는 것이 도무지 못마땅한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도 다르지 않다. 스스로 의식을 못했을 뿐 그 자신도 인공심장을 달고 있는 기계이다. 위의 말은 한 여성이 그의 가슴을 손으로 열고 인공심장을 꺼내 보여주면서 하는 말이다. 여성의 말은 이어진다.
“나 역시 당신 심장과 똑같은 것을 내 가슴 속에 감추고 있어. 지구상에 진정으로 살아있는 유기체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야. 우리는 모두 기계야. 그럼에도 우리 자신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지. 그런 환상을 품도록 우리 뇌가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이야.”
과학이 발달해 어느 시점이 되면 사람과 기계가 한 몸을 이룰 것이라는 상상이다. “몸의 장기를 필요에 따라 계속 기계로 대체한다면 결국 죽음의 장벽을 넘게 되는 걸까, 그렇게 사는 존재는 사람인가 기계인가” 하는 물음을 베르베르는 제기하고 있다.
불로장생 혹은 더 나아가 영생불사는 인간의 오랜 숙원이었다. 불로장생 욕심이 유난했던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사신들을 사방에 보냈는데 그 한 팀은 한반도 남쪽 제주에까지 갔다는 설이 있다. 그런가 하면 그리스 신화에는 실제로 영생을 누린 인물이 나온다. 티토노스라는 인물이다.
티토노스는 트로이의 왕자였는데 대단한 꽃미남이었다. 새벽의 여신인 에오스가 반해서 그를 납치하고 제우스를 졸라 그가 영원한 생명을 갖게 만들었다. 그런데 인간은 죽음 뿐 아니라 늙음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여신은 알지 못했다. 죽지도 않고 끝없이 늙어만 가는 티토노스가 너무 불쌍해서 여신은 그를 메뚜기로 바꿔버린다.
사람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완벽한 영생이 2045년부터는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적 컴퓨터공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몬드 커츠웨일이라는 과학자의 주장이다. 1965년 17살 때 이미 작곡하는 컴퓨터를 발명해낸 그는 맹인들을 위해 책 읽어주는 컴퓨터 등 39개 발명특허를 가지고 있고 19개 명예박사 학위를 가진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류는 2020년대 후반쯤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리고는 인공지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해 인간을 추월하는 시점이 오는 데 그것이 2045년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모든 질서가 와해되는 이 시점을 그는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부른다.
그때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조작해 기계, 즉 로봇 속으로 옮기는 일이 가능해지고 인간은 기계를 몸 삼아 사이보그로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세상이 올까? 30여년만 기다리면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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