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켓을 찾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식품 값이 너무 올랐다고 볼멘소리들이다. 99센트에 2개 하던 오이는 개당 1달러 이상으로 폭등했고 양상추 등 다른 채소 값도 2배 이상 뛰었다. 원산지인 멕시코의 한파 등 자연 재해가 원인이라지만 부담이 늘어난 소비자들로서는 입이 나올 수밖에 없다.
채소뿐 아니다. 고기 값도 들썩인다. 갈비 같은 경우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파운드 당 1달러 이상이 올랐다. 소들의 먹이로 사용되는 곡물작황이 형편없어 사료 값이 뛰자 축산업자들이 사육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고기 값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은 “직접 장을 보러 나가는데 100달러를 들고 나가도 카트에 담는 것이 별로 없다”며 식당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 준다며 음식 값을 대폭 내렸던 일부 식당도 최근 가격을 슬금슬금 올리고 있다. 업주들은 재료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부담이 늘어난 손님들 입장에서는 반가울리 없다. 물가 상승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종업원들의 보험수준을 낮춤에 따라 코페이먼트와 디덕터블이 늘어난 것도 주머니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경제현실이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유가격 폭등에 이어 수많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 물가상승 압력이 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유로존에서도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 미국은 이런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금년 하반기에는 상당한 소비자 물가 상승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게 많은 경제학자들의 암울한 전망이다. 미국이라고 해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뿐 아니라 경기부양을 위해 워낙 많은 돈을 풀어 놨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은 양날의 칼이다. 현재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을 너무 빨리 거둬들이면 두 번째 경기하락의 리스크가 있고 너무 오래 두면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많은 국가들의 고민이 있다.
물가가 민심과 직결되는 한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을 불러 물가억제에 협조해 달라고 하면서 응하지 않으면 세무감사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쳤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과연 이런 구시대적 방식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
정말 우려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는 상승하는데 불황이 동반되고 수요는 정체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데 식품과 개솔린 등 생활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어 이런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
성장을 하면서 물가도 잡으려면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은 정책 당국자들의 몫이고 서민들로서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와 앞으로 예상되는 다른 생필품 가격 상승에 대비할 전략은 단 하나다. 알뜰살뜰함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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