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는 ‘억’ 소리 나는 1억 달러 이상 초대박 계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격수 툴로위츠키의 10년간 총 1억3,900만 달러 계약을 필두로 시작된 금년 스토브리그 초대박 계약 행진은 투수 클리프 리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5년 1억2,000만 달러 계약까지 총 5건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것까지 하면 금년 스토브리그에서는 역대 최다 초대박 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는 불경기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1980년대 초만 해도 스타급 선수들의 기준은 연봉 100만 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연봉 인플레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그저 그런 선수들은 연봉 수백만 달러, 잘한다 싶으면 1,000만 달러 내외를 받고 한 시즌 30홈런에 100타점 정도만 꾸준히 올리면 2,000만 달러를 쉽게 넘어선다.
계약 기간도 길어져 5년을 훌쩍 넘는다. 보통 사람들로서는 꿈도 꾸기 힘든 액수다. 아침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 소식을 전하던 한인 앵커는 “출근 길 많은 분들이 허탈감을 느끼실 것 같다”고 한마디 한다.
프로 선수들의 천문학적인 수입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매스미디어의 상업주의가 만들어 낸 왜곡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는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 시장에서 모든 소비자는 ‘최고’의 서비스를 원한다. 그리고 그런 ‘최고’의 서비스를 값싸게 공급할 수 있을 때 대중의 수요는 폭발한다. 연예계와 프로 스포츠는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방송과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최고 수준의 기량을 언제 어디서든 값싸게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된 것이 스타 몸값의 폭등을 부추겨 온 요인이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에서는 이런 요인 외에도 구단주의 개인적 욕심이라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작용한다. 메이저리그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도 선수 몸값은 계속 오른다. 경제 논리로 보면 완전히 손해나는 장사다.
구단주들은 대부분 억만장자가 된 후 구단을 인수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구단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존심을 충족시켜 주는 수단이 된다. 구단주간의 자존심 싸움 속에서 선수들의 연봉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프로 선수들의 대박 계약만 서민들을 허탈케 하는 것은 아니다. 연말 월스트릿에서 들려오는 거액의 보너스 소식도 박탈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해 “우리는 신의 일을 하고 있다”며 건방을 떨었던 골드만 삭스는 내년 1월 경영진에 1억 달러를 훨씬 넘는 보너스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혀 비난을 받고 있다.
월스트릿의 많은 금융회사들은 지난 해 보너스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홍역을 앓은 후 이런 비난을 피하기 위한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기본급의 대폭 인상이다.
연봉 30만 달러를 받던 직원은 50만 달러로 올려 주는 등의 방식으로 보너스에 해당하는 액수를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본급 형식으로 미리 상당한 보너스를 받은 직원들의 입이 별도의 보너스가 없다는 이유로 한자나 나와 있다니 욕심에는 정말 끝이 없는 모양이다.
최근 불룸버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70%는 “구제 금융을 받은 금융회사들의 보너스를 반대하며 이것을 세금으로 환수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것이 서민들의 밑바닥 정서다. 딴 나라에서 벌어지는 돈 잔치를 바라보는 서민들의 마음은 이래저래 울적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