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령이 들었다는 말이 정신이 흐리어 말과 행동이 정상이 아닌 것이라면 노망이란 같은 현상이 노년기에 일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런 일들이 연속되면 건망 혹은 실어증이 뒤따르다 결국 치매로 발전할 수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전문가의 말도 있다.
치매란 Alzheimer 씨에 의해 발견된 일종의 병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기억력은 별 수 없이 쇠퇴의 과정을 밟게 되지만 어릴 적 기억 보다는 근래에 일어났던 숏 메모리의 추적이 잘 안 되어 형광등이 깜빡이듯 기억 재생에 순발력을 잃게 된다.
지난달을 끝으로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등이 공장 생산라인에서 자취를 감추고 후속으론 골뱅이 할로겐 전구가 대치되었다고 한다. 형광등 현상이란 재치 있는 표현도 사라질 번 하였으나 NBC 앵커맨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이럴 때 씨니어 모멘트(Senior moment)란 말을 즐겨 쓰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 기억의 증진법이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강사는 이른바 기억학의 권위자답게 연상 기억법 또는 스파이들이 사용하는 신체상해 기억법 등 시범을 보이고 난 다음, 일단 저장된 기억들은 기억 망각법을 이용해 포화상태에 있는 머리 속을 청소하고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매우 인상적인 강의를 하였었다.
요즘 일본에서는 무라가미씨의 ‘IQ 84’와 오쨔노미즈대학의 도야마 교수가 쓴 ‘사고의 정리학’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 있다. 도야마 교수는 “조금 나이 들면 기억력이 쇠퇴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착각이다. 사물을 잊을 수 있는 힘은 당신을 구제하는 역할을 한다. 많이 공부해서 머리 속에 넣으면 사고력은 늘지만 창조력을 뺏어간다. 세상은 바뀌고 IT 시대로 치닫고 있으니 머리를 깨끗이 정리해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며 세계 최장수국의 학자다운 철학적 논리로 그의 책을 엮어 나가고 있다.
그가 노년의 정신위생을 다루고 있다면 99세 고령에 아직도 현역인 ‘성 누가병원’의 히노하라 시게아끼 박사(작년에는 한국의 경원대학에서 특강도 하였으며 신체의 우생학적 건강관리로 유명한 MD)는 그와 더불어 일본 노년학을 이끄는 쌍두마차의 기수들이라 하겠다.
실로 장수시대의 도래로 우리의 전통 관념인 60세의 환갑기준도 이젠 20년이나 연장되었으니 20년이란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다. 이때야 말로 퇴직 후의 인생 커리큘럼을 심각하게 생각할 때라 생각한다. 뉴턴이 갑자기 셰익스피어와 같은 문호는 될 수 없겠지만 자기가 걸어온 생애를 재탕해 물타지 말고 과감하게 180도 선회 전환하여 새로운 도전을 창출해 볼만도 하다. 새로운 세계는 나이에 관계없이 언제나 사람들을 흥분케 만들기 때문이다. 나이 들었다 자괴하지 말고 자기 심장에 박동이 뛰고 호흡이 끊이지 않는 한 창조주가 주신 생명이 다 할 때까지 버티고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60여년 축적 된 경륜과 지혜는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재산이기에 이것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연로자의 의무라 본다. 어차피 사람은 자기 두뇌의 3분의 1 밖에 쓰지 못하고 죽어간다는 학설이 있다. 남이 보기엔 다소 상식 외의 일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선택한 제 2의 인생을 연로자의 권위로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언제나 거듭나고 깨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것 또한 창조주의 깊은 뜻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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