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밥이다.’ 그저 생각만 진보가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 새바람을 불어오는 것, 그래서 더 평화롭고, 행복하고, 나눔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진보적 생각이고 방향일 것이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 즐거운 마음과 적극적인 행동으로 과거의 잘못된 낡은 것을 버리며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행위 이것이 진보의 길이다.
김대중, 노무현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외치며 북한정권의 버릇을 고치겠다며 나선 보수정부가 만들어낸 지난 2년 남북 간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2009년 서해 대청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남북교전, 2010년 발생한 천안함 사건, 그리고 이번이 3번째이다. 이 모든 사건이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 근처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왜 이런 일이 비숫한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는 이 지역이 과거에도 남북 간의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곳이고 그래서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정전협정’을 맺은 지 57년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전쟁상태를 잠깐 멈추고 있는 상황이다. 정전협정을 맺으며 약속한 평화협정으로의 변화가 5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지점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불안정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간 대결과 분란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평화를 중심에 둔 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 정책임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진보의 길은 밥을 나누어 먹는 것이다. 밥은 하늘이고 하늘은 어느 누구가 독점하는 것이 아닌 나누어 갖는 것이다. 여기에 정의가, 평화가, 사랑이 자라날 수 있는 근본적인 밭이 있는 것이다.
어제 워싱턴 한인회장들이 모여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주장을 정리하면 “1.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후원과 지원자제, 2. 동포사회 의견을 분열시키는 행위 삼가, 3. 동포들의 반공의식 공고”이다. 이 내용을 보며 70년대 반공교육을 받는 기분이 드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그 어디도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미래 지향적 내용은 없이 단호한 대응, 강경한 대처, 확고한 반공의식 등으로 나열돼 있다.
이 정도가 한인회장들의 의견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최소한 북한의 연평도 포탄 공격 사태에 대해 성토는 하되 그 대책이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진일보한 의견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포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용 중 더더욱 중요한 것은 “동포사회 의견을 분열시키는 행위 자제”이다. 발생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있을 수 있고, 누구나 그런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는 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이다. 물론 자제라는 표현을 썼지만, 한인회장들의 이러한 주장은 한인회장들의 위치나 지위를 볼 때 그 도가 지나친 감이 있다.
동포사회의 의견과 사건에 대한 정보를 통해 무엇이 한반도의 분쟁과 대립을 막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진보는 밥이고 밥은 하늘이다.”
밥은 나누어 먹는 것이고, 하늘도 나누는 것이다.
니 하늘 내 하늘이 없고 더불어 나누는 생명이 곧 하늘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은 나누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대결 의식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물론 그 행위는 규탄받아야 한다. 허나 우리에게 있어서 이 사건을 통해 새겨야 할 교훈이 더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 시기 남북이 합의한 10.4선언에서 “해주항 건설, 연평도, 백령도 부근에 평화수로와 공동어로 구역 설정, 해주공단 건설” 등 남북 간 가장 민감한 지역에 공동의 평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서해평화협력지대 건설안’이 이명박 정부 들어 폐기 처분 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진보는 밥이다. 밥은 나누는 것이다.” 이 안에 새 하늘의 60년 해결하지 못한 남북 간 대결을 종식하고 평화를 이루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
우리 동포사회는 이 보물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갈고 닦아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 조국 한반도와 동포사회에 새 땅과 새 희망을 일궈나가는 나눔의 세상, 진보의 길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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