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과 함께 금빛 뉴스가 쏟아진다. 하루 동안에 금메달만 9개다. 중국 광저우에서 전해지는 아시안게임 소식이다.
‘승리보다는 참가에 의의가 있다’ ‘꼴찌에게도 갈채를’ - 올림픽경기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가 열리면 으레 나오는 이야기다. 틀리지 않은 이야기다.
관심은 그러나 아무래도 금메달에 쏠리기 마련이다. 당당한 1위가 되기까지 오랜 세월 피땀을 흘린다. 그 과정은 좌절과 눈물의 연속이다. 그런 뒤에 찾아온 승리와 감동, 그리고 환희. 이런 것들이 모두 금메달에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그 금메달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한국선수들이 따낸 금메달 중 가장 감동적인 금메달은 아무래도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딴 금메달일 것이다.
수영 불모의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어서만이 아니다. 최대 라이벌인 중국 선수들을 월등한 기량으로 누르고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해서가 아니다.
불과 1년여 전 그는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맛보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던 것.
구설수가 뒤따랐다. 특히 사생활이 도마에 올랐다. 잡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몸 관리가 엉망이어서 감기를 달고 살 정도였다. 여자 연예인과 열애설도 터졌다.
깊은 좌절에 빠져들었다. “아나콘다에게 목을 졸려 가며 죽어 가는 꿈을 꿨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 때 수영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21세 청년 박태환의 방황은 그러나 길지 않았다. 로마대회 직후 “중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 하겠다”고 했다.
그 약속을 지켰다. 특히 사생활의 변화가 가장 컸다. 가지고 있던 고급 외제차도 처분했다. 일과는 숨 돌릴 틈도 없었다. 그러면서 하루 5시간의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한 차례 눈물이, 좌절이 있었기에 그는 더 강해졌다. 그리고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어린 나이에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극복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박태환의 금메달은 그래서 더 감동적인 것이다.
그보다 하루 전인가. 일본에서 전해진 소식도 감동적이다. 재일기사 조치훈 9단이 일본바둑계 최다승부문에서도 기록을 세웠다는 뉴스가 그것이다. 여섯 살 코흘리개 나이에 바둑 수업 차 일본에 간 조치훈은 이후 바둑에 관한 한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연소 입단에, 사상 최대 타이틀 획득, 타이틀이라는 타이틀은 모두 획득하는 그랜드 슬램 세 차례 달성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1362번째 승리를 거둠으로써 이 부문에서도 최고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그 같은 대기록을 가능케 했나.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불굴의 투혼이다. 깊은 절망의 나락에 빠졌다. 그러나 끝내 기어 올라와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그 인간승리의 승부 혼(魂)에 사람들은 열광을 하는 것이다.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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