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없는 사람을 철부지라고 부른다. 철부지는 원래 ‘철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란다. 여기서 철이란 계절을 말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 철부지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때’를 모르는 것을 뜻한다.
요즘 한인사회에 이런 ‘철부지’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자신의 자녀벌인 젊은이들에게 접근해 선물공세로 유혹하는 어른들이 이에 속한다. 반대로 손쉬운 돈을 만질 목적으로 돈 많은 어른들과 어울리고 부적절한 관계도 서슴지 않으면서 그 댓가를 각종 명품 구매와 유흥비로 써대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이같은 수법으로 미성년자를 사칭한 뒤 상대 남성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한인 여성이 체포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항상 넘어야 할 선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이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돈, 마약, 남녀관계 등이다. 상당수가 허락된 선이 정확히 어디까지인가를 알면서도 때로는 모른 척 그 선을 넘나든다.
무비자를 이용 미주에서 단기간 머물며 유흥업소에서 용돈벌이를 하는 이들도 모두 자신의 선을 이미 넘어버린 철부지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LA 현지에 아는 사람이 없고 누구에게 간섭을 받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자신들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인연이란 그렇게 쉽게 맺고 끊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이젠 LA를 찾는 어학연수생들도 일명 ‘스폰서’를 찾으면서 자신의 유학생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충당하려 하고 한국의 부모님에게 간섭받지 않는 내에서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만드려 하지만 모두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오히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 뻔하다. 모래위에 쌓은 성은 한 번의 파도에도 무너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대부분은 절대로 자신의 범죄가 들통 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인도하기 마련이다. 처음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하면서도 쉽게 자신을 노출시키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선을 넘은 철부지들은 잠깐의 쾌락에 노출되며 무엇인가 얻었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점점 병들어 갈 것이고 결국에는 자신 그 자체를 잃어버릴 것이다.
이래서 지금 한인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이나 문제의 ‘때’를 아는 철듦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병에 대한 진단이 나오면 처방은 나오게 되어 있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를 진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철든 사람이고, 진단을 내려주는 사람은 곧 스승이다. 한인사회에서 방황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스승이 없다는 말이고 그런 의미에서 한인사회는 이에 대한 진단을 서두르고 처방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양승진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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