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같이 극심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때는 더 그렇다. 이런 때 누가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속삭이면 많은 사람들은 쉽게 넘어가기 마련이다.
올 들어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온스 당 1,400달러를 넘어선 금은 수없이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며 올 초 대비 20% 이상 올랐다. 아마 주요 투자 대상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이다. 10년 전 온스 당 25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다섯 배가 넘게 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1,500달러가 넘을 것이라 하고 일부에서는 아예 1만 달러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한다.
이들은 금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가 경기 부양을 위해 6,000억 달러의 연방 채권을 매입하기로 한 결정을 든다. 이런 어마어마한 액수의 달러가 시중에 풀릴 경우 달러 값은 폭락하고 인플레는 상승할 것이며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로 안전 자산을 찾는 수요까지 겹쳐 금값 폭등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거기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 강국의 부상도 금값 상승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인도와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지 못해 돈이 있으면 금을 사두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전에는 돈이 없어서 못 샀지만 이제는 오랫동안 계속된 경제 성장으로 수억에 달하는 중산층이 생겼고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번 돈의 일부를 금으로 바꿔두고 있다. 반면 금 생산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들 두 나라가 성장하는 한 금값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과 금 투자 열기를 보면서 생각나는 것이 1990년대 말에 나온 ‘다우 3만6,000’이라는 책이다. 당시 이 책 저자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다우존스 산업 지수가 왜 3만6,000이 될 수밖에 없는가를 설명했다. 당시 다우 지수는 5년째 매년 두 자리 수가 넘는 상승을 계속하고 나스닥은 5,000이 넘었으며 하이텍 열풍으로 이제는 불황 자체가 사라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불과 5년 사이에 다우가 3배 가까이 뛰며 1만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3만6,000도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다우는 아직도 그 때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 1년여 동안 많이 올라 그렇지 작년 한 때는 6,000대로 폭락했었다.
지금은 각광을 받고 있는 금도 1980년 온스 당 850달러를 기록한 후 장장 20년 동안 하락했다. 10년 전 금이 바닥을 길 때 사람들은 아무도 금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토록 쌀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다 사상 최고치를 나날이 깨고 있는 지금 금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2000년 하이텍과 2006년 부동산의 재판이라고 할 수밖에는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옛말은 투자 시장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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