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장애인들의 달을 맞아 워싱턴 밀알선교회에서 주최하는 찬양과 삼중 장애를 안고 태어난 승욱 어머니 간증 집회에 참석했다. 행사는 장애우들에게는 새로운 용기를 북돋으며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에게는 격려와 감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별히 시각, 청각 및 언어장애를 가진 승욱이 어머니 김민아 집사는 간증을 통해 눈물과 기도로 양육한 11년간의 체험을 전했다. 간증을 들을 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뭉클했다.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가 될 거야’라는 동영상이 커다란 감동을 전했다. 승욱 어머니는 11년 전 봄에 삼중 장애로 태어난 아기를 보고 거의 4개월을 “왜 나에게...”라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절망으로 눈물의 세월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세상 어디라도 숨고 싶었고 도망가고 싶었다. 때로는 눈물마저 멈춰버린 마른 눈으로 늘 기도 드렸다.
“하나님 승욱이가 불쌍합니다. 삼중 장애 중 한 가지라도 기능을 살려 주세요.”
그때 승욱이 외할아버지는 딸을 위로하며 백일지난 승욱이를 안고 매일 뒷산에 올라갔다. “승욱아! 이건 나무야, 이건 흙이고 지금 부는 바람은 동풍이다.” 외할아버지는 반응이 없는 손자지만 동네사람들에게 우리 손자라고 늘 자랑을 하셨다.
이후 친정아버지의 믿음과 희망이 승욱이 어머니 가슴에 불씨가 되어 그 후 10년간 열심히 기도드리며 믿음의 전사(戰士)처럼 달려왔다.
보통사람의 눈 크기가 삼분의 일 밖에 안 되는 승욱이는 이식한 각막수술이 거부 반응을 일으켜 실패했다. 시각 장애자는 중도 실명자보다 태어날 때부터 못 보는 사람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승욱 어머니는 스스로 위로했다.
승욱이는 미국 장애자 학교 기숙사에 5년 있으면서 많은 혜택을 받으며 자랐다. 그리고 승욱이는 5살 때 보청기를 끼워주었는데 스피치에 별 진척이 없어서 새로 개발된 ‘와우 이식’ 수술을 했다. 코클리어 임플란트(Cochlear Implant)로 불리는 와우이식은 귀 안쪽 달팽이관에 아주 미세한 전선을 집어넣고 허리에 수신기를 차면 전선을 통해 소리를 뇌에 전달해준다고 한다. 승욱이는 와우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어 이제는 밥 먹자, 배고프다는 간단한 수화를 한다. 기분이 좋고 음악이 들리면 춤도 춘다고 한다. 원래 시청각 장애자는 표정이 없다고 하는데 승욱이는 활짝 웃고 울고 하는 표정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한다. 승욱이 엄마는 승욱이가 살아있는 그 자체로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 승욱이를 통해 온 가족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승욱이가 가정의 축복이고 희망과 사랑의 통로(通路)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그녀는 승욱이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일은 기억나지 않고 마치 오래된 일처럼 담담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지금 그녀는 사소한 일에도 감사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제는 승욱이가 제 손으로 양말을 신고 물을 마시고 엄마를 알아보고 팔짝 뛰어 품에 안긴다고 한다. 하나님 뜻으로 승욱이가 태어나고 이제는 삶의 버팀목이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주신 시련은 견딜 수 있을 만큼 준다는 그녀에 고백에 그 누군들 가슴 뭉클하지 않겠는가.
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장애인을 나와 무관하게 보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서로 돕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행사를 주관하고 수고하신 워싱턴 밀알선교회에 신문 지면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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