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청소년재단에서 개최한 음악회는 동서음악의 만남으로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열렸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낭만의 밤에 50여명의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는 한마디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이민생활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무대에는 클래식, 재즈, 국악이 함께 어우러졌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테너 신윤수씨와 소프라노 김은희씨는 우리들의 귀에 익은 ‘그대의 찬손’과 ‘내 사랑 미미’, 베르디의 ‘여자의 마음’ 등을 불렀다.
오페라 ‘라보엘’ 중 남자 주인공인 루돌프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술을 마시고 돈을 낼 수 없었던 차에 미미라는 여자가 초롱불을 들고 나와 불을 붙이고 남자가 다시 끄고 하다가 키를 떨어뜨려 다시 서로 키를 찾는 중에 두 사람이 손을 마주쳤는데 미미의 손이 너무 차가워 루돌프는 놀라면서 자기의 마음으로 녹여 주겠다고 했다. 미미는 자기는 바느질로 살아가는 여자로서 공단에 수를 놓는다고 하면서 향기 없는 꽃을 수놓으며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싱글이라고 했다.
루돌프가 얼음처럼 차가운 미미의 손에 놀라 따뜻이 감싸 녹여주며 정열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백만장자의 마음을 갖고 있다. 너의 아름다운 두 눈 속에 넘어졌다”고 사랑의 고백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그대의 찬 손’과 ‘내 사랑 미미’라 한다.
그런 사랑의 애잔한 얘기를 듣고 음악을 들으니 더욱 더 가슴이 시리도록, 그때의 그 두 사람을 생각해 보았다.
사랑은 언제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얘기로 남아있을 것이다.
음악만큼 우리의 마음을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한양대 국악팀이 나와서 ‘민속합주 시나위,’ ‘남도 민요 연곡,’ ‘타악 사물놀이’ 등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우리의 대금, 피리, 해금, 아쟁, 가야금, 거문고, 등등 각기 고유의 소리로 아름다운 선율로의 소리는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고도 남았다. 남도의 대표적인 ‘진도 아리랑’이 나올 때는 청중들도 같이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할 때는 다같이 한마음이 된 듯했다.
기악합주 시나위는 남도무속 음악을 기악화 한 것으로 재즈와 같이 즉흥성이 강한 음악으로 12명이 나와서 무대를 사로잡았다.
타악 사물놀이는 원래 농악의 풍물놀이에서 유래 되었다고 하는데 꽹과리, 장고, 북, 징의 4가지 악기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얼마나 신명나게 했는지 청중들의 환호도가 대단했다.
판소리로 ‘심청가’는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사설, 몸짓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엮어 가는 극 형식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아리랑’ 연주에 맞춰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춤추는 독도’도 보면서 잠시나마 독도를 잊지 않는 마음이 되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로서 잠시나마 음악회를 통하여 뻥 뚫린 가슴을 치유하고, 상처도 아물 수 있는 시간으로 감동의 밤이었다.
음악회를 위해서 수고하신 모든 분들과 또한 뒤에서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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