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라마바사아 자차카타파하! 아야어여오요우유 으이!”
몇해 전부터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나다 송’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코믹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빠른 템포의 신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겨울연가’를 기점으로 일본에서 한류열풍이 불면서 한국어 공부 붐이 일었고, 이때 한글의 자모음을 쉽게 익힐 수 있는 이 노래가 만들어졌었다.
당시만 해도 한류는 한국 드라마 중심이었다. 배용준을 위시한 남자배우들이 한류의 핵심 스타였고 40대, 50대 여성들이 한류 열풍을 주도했다. 그리고는 얼마간 답보상태였던 한류가 최근 일본에서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번에는 빅뱅, 소녀시대, 2PM 등 한국의 젊은 가수들이 스타로 떠오르고 이들에게 환호하는 계층은 10대, 20대의 일본 젊은이들이다.
지난 8월말 도쿄의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열린 소녀시대 공연의 경우, 2만 여명이 몰려들어 열광의 도가니를 이루었는데 놀라운 것은 이들 일본 젊은 층이 한국말 노래를 그대로 따라 부른다는 사실이다.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물론, 저마다 한글로 환영 팻말을 써서 들고 나왔는가 하면, 떼를 지어 소녀시대 복장을 흉내 내서 입고 왔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서슴없이 소녀시대의 노래며 춤을 선보이곤 했다.
한류 열풍이 이들 젊은 층을 강타하면서 다시 뜨는 노래가 ‘가나다 송’이다. 노래는 이어진다. “가! 가족, 나! 나라, 다! 다리, 라! 라묘느(라면), 마! 마느루(마늘), 바! 바그니(바구니) …… 하! 하느루(하늘)”
1443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래 요즘처럼 한글의 인기가 높은 적이 없다. 한반도 한민족만 쓸 줄 알았던 한글·한국어가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한글 인연이 각별하기는 찌아찌아 족.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 족은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한편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배우려는 열기는 아시아를 넘어 중동, 아프리카, 유럽으로 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한류로 시작된 한국어 배우기 바람이 유학과 취업 등의 구체적 목적이 더해지면서 점점 뜨거워진 결과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한국어능력 시험 경쟁률이 영어 시험인 토플보다 더 치열하다.
한국어능력 시험은 1997년 처음 4개국 14개 지역에서 실시돼 2,700명 정도가 응시했는데 이제는 39개국 141개 지역에서 해마다 20만명 정도가 응시하고 있다.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은 동남아. 지난 8월말 한국어 시험이 실시된 네팔의 카트만두에서는 시험응시자가 4만 명이나 몰려 치안을 위해 군과 경찰이 동원될 정도였다. 네팔에서 근로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1,000달러 수준. 한국에서 취업하면 한달에 그만큼을 벌 수 있으니 너도나도 한국말 배워서 한국에 가는 게 꿈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취업한 후 귀국한 사람들이 한국어 학원을 열기도 해서 네팔, 베트남, 몽골 등지에는 한국어 학원이 100-200개씩 성업 중이라고 한다.
9일은 제564돌의 한글날이다. 한글을 통해 한국의 국격이 높아지고 한국어가 세계의 주도적 언어가 되도록 우리 모두가 우리 말 우리글을 좀 더 각별히 아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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