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배가 고파 교회 주방에 침입했다가 체포된 후 동일 전과 가중처벌법에 따라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현대판 `장발장’이 재심 끝에 13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17일 미 언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법원은 16일 지난 1997년 25년간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받은 그레고리 테일러(47)에 대한 재심에서 형을 무효화시키고 새로 8년 형을 선고했다.
테일러는 이미 8년 이상을 복역했기 때문에 간단한 절차를 거쳐 며칠 내로 석방되게 됐다. 선고 순간 테일러의 뺨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판사가 법정경위에게 화장지를 건네주도록 요청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노숙자 생활을 하던 테일러는 지난 1997년 LA에 있는 한 교회 주방에 들어가려다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으려고 그렇게 했다고 진술했고 교회 목사도 테일러에게 종종 음식을 줬고 교회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테일러는 캘리포니아 주의 이른바 `삼진아웃법’(중죄를 세 번 이상 범하면 자동으로 종신형이 되는 법)이 적용됐다. 그는 1980년대 10달러가 든 지갑을 훔친 사건과 행인에게 강제로 돈을 빼앗으려다 붙잡힌 사건으로 두 번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범행에 흉기는 사용되지 않았고 다친 사람도 없었다.
종신형을 복역 중인 테일러에게 희망이 찾아온 것은 지난 1월이다. 스탠퍼드대 로스쿨이 `삼진아웃제’로 억울하게 장기복역 중인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의 대상자가 된 것이다.
로스쿨 학생들은 재심과정에서 테일러가 어릴 적 가정폭력 등 정신적 외상을 입은 기록 등 새로운 증거들을 제시했고 법원은 `테일러는 삼진아웃법의 가중처벌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테일러는 법정에서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데 대해 법원과 변호사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