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엘라’ 시판 결정
미 식품의약국(FDA)의 사후 피임약 승인 결정이 낙태를 둘러싼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논란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FDA는 지난 13일 섹스 5일 후에 사용해도 효과가 있는 새로운 사후 피임약 `엘라’(Ella)를 승인했다. ‘엘라’는 기존의 사후 피임약인 `플랜 B’보다도 성관계 후 사용 가능시한이 이틀이 더 긴데다 효능도 훨씬 좋은 획기적인 피임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산아제한 찬성론자들은 FDA의 이번 결정에 대해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다. 이는 `엘라’가 성관계 후 더 오랜 시일이 지난 후에도 임신을 차단할 수 있는 만큼 “낙태약이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피임 효용성에서 비롯된 이번 결정이 낙태 허용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낙태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의료 시민단체인 건강기술 프로젝트(RHTP)의 키르스텐 무어 회장은 “여성 건강 보호론자들은 이번 FDA 결정이 정치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엘라의 승인은 FDA가 과학적 순수성을 복원한 것을 나타내는 증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번 결정은 오바마 행정부의 낙태권리에 대한 입장을 반영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 낙태운동가인 데이빗 버레이트는 “FDA는 여성의 건강, 아이들의 안전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낙태업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사후 피임약인 ‘플랜 B’ 승인 당시에도 논란의 조짐이 있었지만 효능이 훨씬 우수한 엘라에 대한 이번 승인 결정은 보다 장기적인 정치적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엘라는 낙태약”이라는 비판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엘라 옹호론자들은 “보호되지 않은 성관계 후 닷새 이내에 효용성이 있을 뿐이며 피임 이외 다른 기능을 할 것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엘라는 이번 FDA 결정으로 올 연말부터 미국에서도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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