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문제를 캘리포니아 주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5년 전부터 시판 중인 시빅 하이브리드의 배터리가 일찍 수명을 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문제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해 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처방이 차량의 연비를 낮춰 결과적으로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2007년형 시빅 하이브리드를 구입한 제이슨 마르체사노 씨는 지난해부터 배터리의 충전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혼다 측이 배터리를 교환해주는 대신 차량 컴퓨터시스템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새로 깔아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량 구매 당시 갤런당 45마일(72㎞)이던 연비가 새 소프트웨어를 깐 후 갤런당 33마일(53㎞)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혼다 측이 많게는 3천달러에 달하는 배터리 교환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차량의 성능을 `희생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혼다는 최근 몇 주 사이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2006∼2008년형 시빅 하이브리드소유자 10만여명에게 편지를 보내 차량 배터리가 예상보다 일찍 수명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면서 무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에서 자동차 배출가스를 규제하는 대기자원위원회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것이 배출가스 증가를 유발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주 혼다 관리들을 만났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배출가스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강제리콜이나 과징금부과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LAT는 또 2007년 시빅 하이브리드 차량 소유자가 연방 안전당국에 제기한 불만건수의 약 3분 1이 배터리 문제라고 밝혔다. 연방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혼다 측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NHTSA 대변인은 "이 문제를 알고 있으며 계속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로 야기된 사고와 관련된 보고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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