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한인 입양인 출신 정치인이 녹색당의 2인자로 활약하고 있어 화제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13일 한국에서 온 입양인 출신 장 뱅상 플라세(42) 녹색당 사무부총장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르 피가로는 ‘프랑스에서의 한 한국 어린이의 운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어린 시절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뒤 부유한 프랑스 가정에 입양돼 녹색당의 2인자까지 오른 플라세 부총장의 인생 역정을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두 번째 등급의 훈장 ‘오르드르 뒤 메리트’를 받기도 한 플라세는 연 90억유로에 달하는 예산과 교통문제를 주무르는 일드프랑스 지방의회의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실력자로 통한다.
태어난 직후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은 플라세는 입양될 때인 7세까지 한국에서는 찬물에 세수하고 여럿이서 공동생활을 했던 기억을 갖고 있었으며 자신의 정확한 나이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1975년 7월 입양된 후 프랑스 공항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불어를 한 마디도 못해 자신을 데려간 사람의 뒤만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플라세는 자신을 입양한 양부모가 3형제를 포함해 4남매를 뒀으며, 지방 유지로 드골파 우익이면서 다정다감하고 개방된 가톨릭계였다고 회고했다.
옷 몇 벌이 든 트렁크 하나, 성경책 한 권이 전부였던 플라세는 입양 가족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얼마 되지 않아 불어를 익히고 조금씩 한국을 잊기 시작했으며 가족들로부터 “프랑스의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양부모는 그가 한글을 잊게 되자 한국인 보모를 들인 적이 있는데 플라세는 보모를 보자마자 자신을 다시 한국으로 보낼 것으로 생각해 방으로 숨기도 했다.
그는 역사책을 보면서 일찍부터 정치 감각을 익혔으며, 어릴 때 늘 추기경이나 장관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해 왔었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장관이 되는 꿈을 이루기에 앞서 그는 내년 9월 상원 선거에서 개혁바람을 타고 상원의원에 당선되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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