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구하는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미 김(32)씨는 “사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생기가 넘쳐 일이 즐겁다”며 웃었다.
현재 LA시 공원국 산하 시립수영장의 서부 지역 시설담당 디렉터로 근무하는 김씨가 시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LA 공원국 소속 인명구조원(life guard)이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제가 16세 때 시립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누나가 동생이 허튼짓 할까 봐 수영장에 데리고 다녔어요. 그렇게 인명구조원 주니어 프로그램에 가입해서 수영을 배웠고 15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이미 LA 공원국 관리자 직급까지 승진한 그는 더 이상 일선 현장에서 뛰지 않는다. 대신 4년째 여름철마다 본부와 서부 지역, 밸리, 노스리지 등 4곳의 시립수영장 시설을 오가며 수상 인명구조원 교육과 행정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수상 인명구조원은 LA 공원국에만 600여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이중 절반 가까이가 풀타임으로 고용돼 연중 공원관리까지 책임지죠. 저는 겨울마다 이들을 재교육하는 트레이너로 변신한합니다”
김씨에 따르면 LA 공원국 직원들은 계절을 막론하고 시민의 안전사고와 맞닥뜨린다. 이 때문에 4,000여명의 모든 직원에게 심폐소생술(CPR)과 같은 응급구조 반복교육은 필수. 지미 김씨는 여름철엔 관리직인 반면 겨울에는 전문요원 15명과 함께 안전교육 트레이너로 공원국 직원들 교육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1년 수영장에서 익사할 뻔한 아이를 직접 구했던 김씨는 일주일 뒤 자신을 찾아온 아이가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라며 감사를 표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명구조원이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은 생명이 오가는 단 한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며 “많은 한인들이 이 직업의 존재를 알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LA 공원국 소속 인명구조원 중 한인은 6명뿐이다. 한인들이 많이 찾은 공원시설에서 언어소통이 안 될 때면 공원국 직원들은 이들에게 전화해 통역을 부탁한다.
한인 2세이지만 한국말도 유창한 김씨는 “한인사회가 나날이 커져가는 만큼 보다 많은 한인들이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가주에 거주민은 남녀노소 꼭 수영을 배워야 한다”고 적극 권장했다.
현재 LA 공원국은 각종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오는 9월에는 인명구조원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문의 (323)906-7953,
www.laparks.org
<김형재 기자>
지미 김씨는 LA 시민의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자신의 일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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