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5일간 스페인에서 호화판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지 하루가 지난 9일에도 구설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8월의 더운 날 어머니가 딸을 데리고 친구들과 사적인 휴가를 보낸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겠으나 어머니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고 행선지가 스페인 코스타 델 솔의 호화 리조트였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서민적 이미지로 인기가 있었던 미셸 여사는 돌연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되는가 하면 납세자들의 고혈을 빨아들이는 ‘물질적 여성’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이번 휴가 경비는 어떻게 처리됐는지, 친구는 몇 명이나 대동했는지에 대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의혹을 잠재우기에 급급하다.
이들은 알려진 것처럼 40명이 아니라 ‘최소한’의 친구들을 동반했다고 해명했으나 정확한 수는 밝히지 않았다. 친구들은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투’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각자 알아서 스페인에 도착했고 일행은 식대와 객실료를 자신들의 돈으로 지불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함께했고 이들과 관련된 비용은 세금으로 치러졌다. ‘에어포스 투’의 유럽까지 왕복 운항 비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여사 일행은 숙박료가 객실당 평균 660달러에 이르는 호화 호텔에서 객실 60개를 빌렸다. 게다가 스페인 경찰은 지난 6일 일행이 에스테포나를 방문하는 동안 해변의 100m 구간의 일반인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실업률이 거의 두자릿수에 이르고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많은 미국인에게 이는 약간 정상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미셸 여사 모녀는 휴가 기간에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소피아 왕비를 만나기도 했다.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마티 네스비트는 한 인터뷰에서 이번 여행은 자신의 아내 애니타 블랜차드가 기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블랜차드는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의 출산을 담당한 의사로, 미셸 여사와 딸 사샤, 블랜차드와 그녀의 딸들이 함께 스페인을 여행하고 다른 친구가 동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랜차드의 아버지가 최근 세상을 떠났다며 "그들은 좋은 친구이고 힘든 순간을 함께 보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9일 CNN 방송에서 "그녀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지만 어머니이기도 하다. 딸을 여행에 데려가기를 원했고 또 다른 소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갔다. 프라이버시를 지켜가며 갈만한 곳은 많지 않다. 어디를 가든 경호요원들이 함께 해야 한다. 이는 그가 요청해서가 아니고 그의 지위 때문"이라고 말했다.
팀 케인 민주당 의장도 이날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 나와 "퍼스트레이디의 가족 여행을 정치적인 것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는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그는 사적인 시민이며 개인적인 여행을 하는 딸의 어머니"라고 단언했다.
반면 로라 부시 여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애니타 맥브라이드는 "여행 경비가 많이 들수록 비난도 많이 받는다"며 대통령 또는 퍼스트레이디의 모든 행동은 정치적 프리즘을 통해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