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일원에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한인 사업체 수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수 없지만 이들 사업체는 지난 수년 동안 그 숫자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한 배를 타고 사업전선에 뛰어 드는 부부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부부가 확실한 믿음을 바탕으로 종업원보다 헌신적으로 일에 매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종업원을 고용하기 힘든 고된 일을 서로 도맡아서 처리할 수 있고 위기가 찾아왔을 때 한 마음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으며 특히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 사업체를 빠른 시간 내 안정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칼럼니스트 메그 허쉬버그는 “배우자의 사업체에서 일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힘든 일자리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부부가 함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가정과 사업의 경계를 분명히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들 부부는 어떻게 가정과 사업체를 조화롭게 꾸려나갈 수 있을까?
배우자가 열심히 일하는 것 인정-칭찬 바람직
사업체에서 생긴 문제 집에선 언급 피하고
의견 다를 때 따를 원칙 세워두면 다툴 일 적어
메그는 1980년대 중반 당시 약혼자였던 게리 허쉬버그가 운영하는 뉴햄프셔주 런던일데리 소재 유기농 요거트 생산업체 스토니필드팜에서 일을 시작했다.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스토니필드팜은 지난해 3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유수 요거트 생산업체다.
메그는 처음에 사무실에서 파트타임 직원으로 일을 하며 때로 판매에 나서기도 했고 요거트를 만드는 일도 거들었다. 메그는 “판매를 하는 일은 나를 괴롭혔으며 개인적으로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메그는 대다수 부부가 함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스토니필드팜에서 일을 했다. 쉽게 고용할 수 있었고 능력이 있으며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으며 요거트 생산과 관련된 특별한 기술과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메그는 그의 장밋빛 미래는 스토니필드팜의 성공에 달려 있다는 것을 숙지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
하지만 메그는 “나와 게리는 공동으로 간직한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등한 파트너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쁨을 즐기기 못하고 많은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부부들이 사업체에서 말다툼을 했을 때 그 말다툼은 가정까지 연장될 수 있다.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부부가 의견을 달리하는 이슈가 하루에도 서너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 이에 따라 부부가 사업체의 문을 닫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으면서도 사업체에서 이견을 보였던 문제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가정은 더 이상 아늑한 공간이 되지 못한다.
메그는 게리와 함께 일하면서 연애를 하는 2년 동안 전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우리들의 개성들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게리는 때로 인내심 부족을 드러내며 메그를 혼돈케 만들기도 했다.
스토니필드팜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을 때 메그와 게리의 마음은 심히 괴로웠으며 심정의 날카로움은 가정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 메그는 “마음이 초조했기 때문에 사업과 우리들의 삶의 경계가 점점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하는 일을 분명하게 정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부부의 관계가 때로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주는 종업원을 고용하기에 앞서 인터뷰할 때 그의 능력과 관심 및 책임감 등을 묻게 마련이다. 그러나 배우자는 사업체가 갑작스럽게 필요로 하는 빈 곳을 채우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힘을 누가 갖고 있는가가 부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사업체가 계급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로 누군가가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서로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현명한 부부는 사업체 내 힘의 문제가 가정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권위가 하루 종일 한쪽 방향으로 흐를 때 이를 반전시키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부부들에게 하는 일을 분명하게 정하고 ‘우리는 공동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가정에서는 사업체에서 일어났던 문제를 다시 언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높이 평가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그는 스토니필드팜에서 일한지 2년이 지난 어느 봄날 게리의 사무실에서 그와 마지막으로 사업 미팅을 가졌다. 사업체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지만 메그가 임신한 것 외에도 함께 일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지 않는다는 결론과 함께 메그는 스토니필드팜을 떠나기로 했다.
메그는 “우리는 사업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좋은 관계를 보호하기로 했고 이 같은 좋은 관계가 영원히 존속하기를 원했다. 우리는 얼굴에 밝은 미소를 지었고 서로를 따뜻하게 껴안았다”고 말했다.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부부는 서로가 하는 일을 분명하게 정하는 등 원칙을 세움으로써 사업을 보다 빠르게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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