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태범, 남자 500m 금메달 쾌거
▶ 스피드 스케이팅에선 한국 최초
미국 샤니 데이비스는 1차 레이스 후 기권
모태범(21)이 한국 최초의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냈다.
15일 캐나다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모태범은 1차 레이스에서 34.923초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2차 레이스에서는 34.906초를 기록, 합계 69.82초로 2위인 일본의 케이치로 나가시마를 0.16초차로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3위는 일본의 조지 가토가 차지했다.
이날 남자 500m는 정빙기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레이스가 지체되는 등 뜻하지 않은 여러 변수가 작용했다. 하지만 모태범은 그 같은 외부적 요인에 여의치 않고 차분하게 레이스를 펼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차 레이스 마지막 두 번째 조에서 출발한 모태범은 초반 100m까지 9.61초로 필드 선수 중 두 번째 빠른 기록을 세우는 좋은 스타트를 보였다. 이후에도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가속을 붙여 두 차례 레이스 모두 34초대 기록을 세웠다. 이날 출전 선수 가운데 두 차례 레이스 모두 34초대를 끊은 선수는 모태범이 유일했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한국의 이강석은 70.04초로 아깝게 4위로 밀렸다. 1차 레이스에서 4위를 기록했던 이강석은 2차 레이스에서 스타트가 좋아 메달권 진입이 기대됐지만 후반 코너에서 약간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맏형’ 이규혁은 1차 레이스에서 35.145초로 부진, 10위까지 처지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그리고는 2차 레이스에서도 35.344초에 그쳐 종합 15위(70.48초)로 경기를 마감했다.
문준도 1차 레이스 35.55초, 2차 레이스 35.640초로 합계 71.19초를 기록, 19위에 만족해야 했다.
모태범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대주에서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쾌거였다. 월드컵 랭킹 1, 2위인 이강석과 이규혁 등 쟁쟁한 선배들이 이미 강력한 우승 후보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기 때문에 모태범의 우승을 점치지는 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의 이번 시즌 500m 월드컵 랭킹은 14위에 불과했다. 모태범은 전문가들에 의해 그가 월드컵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1,000m에서나 동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7살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모태범은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히 실력을 다져온 결과 21번째 생일에 단거리 종목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한편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는 이날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의 정빙기가 고장이 나면서 경기가 1시간가량 중단되는 차질을 빚었던 끝에 1차 레이스에서 18위로 부진한 마당에 위험한 컨디션을 딛고 2차 레이스까지 강행할 이유가 없다며 기권했다.
<백두현 기자>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모태범이 환호하고 있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