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200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며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이한다.
김연아는 5일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3.22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65.64점)를 합친 총점 188.86점으로 안도 미키(일본.185.94점)를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지난 2월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치른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지난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대뷔한 이래 줄곧 최강의 실력을 뽐내 온 김연아이지만 한해 동안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더 이상 적수가 없는 명실상부한 ‘피겨 여제’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화려한 성적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김연아 역시 드라마틱한 부침을 겪었다.
김연아는 올해 4대륙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2.24점을 받으며 우승, 기분 좋게 새해를 열어젖혔다.
처음으로 4대륙선수권 타이틀을 따내면서 기세를 올린 김연아는 거침없이 기세를 올렸다.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총점 207.71점으로 또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쓰며 첫 세계선수권 타이틀까지 따냈고, 10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76.08점)과 프리스케이팅(133.95점), 총점(210.03점)까지 모든 기록을 경신하며 1위를 차지해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끝을 모르고 이어지던 상승세도 시간이 지나면서 제동이 걸렸다.
김연아는 11월 그랑프리 시리즈 5차 대회에서 또다시 쇼트프로그램 최고점 기록(76.28점)을 세우고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잇달아 실수를 범한 끝에 111.70점을 받는 데 그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계속되는 신기록 행진에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감이 커진 것이 몸을 굳게 만들었다.
부담감과 긴장감이라는 새로운 ‘내부의 적’을 만난 김연아는 ‘스스로와 싸움’을 선언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 나섰지만 또다시 점프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21개월 만에 쇼트프로그램 1위를 내주는 충격을 맛봤다.
경기가 열리는 일본의 홈 텃세까지 겹쳐 올해 최대 위기를 맞은 김연아는 그러나 여전히 한 단계 높은 점프 실력과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를 정면돌파해내며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연아는 전날 석연찮은 판정의 기억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두 차례나 점프 실수를 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연기를 이어가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연아는 ‘마지막 시련’을 딛고 일어서 ‘피겨퀸’의 위용을 회복하면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푸른 신호를 켰다.
(도쿄=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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