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무적의 ‘피겨 퀸’도 넘어질 때 있다
▶ 2. 그래도 그녀를 꺾기는 매우 힘들다
미 언론 “밴쿠버올림픽 금 자신 어려워”
지난 15일 뉴욕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벌어진 2009-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김연아가 최악의 프리스케이팅 퍼포먼스에도 불구, 우승을 차지한 뒤 주류언론들은 두 가지 사실을 주목했다. 첫 번째는 거의 상대가 없을 것 같은 ‘피겨 퀸’의 이미지를 지키고 있지만 김연아 역시 언제라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사실이고, 둘째도 그런 그녀가 4년 전 시니어 그랑프리서킷에 데뷔한 이후 최악의 프리스케이팅 퍼포먼스를 보이고도 여유있게 우승했다는 사실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두 가지 사실은 김연아의 경쟁자들에게 서로 상반된 메시지를 던져 준다. 첫 번째 사실은 그녀의 경쟁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인 반면 두 번째 사실은 그래도 힘들지 모른다는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승하며 김연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미국의 레이첼 플랏은 “김연아가 너무나 높은 스탠다드를 세워놓았기에 사실 그녀와 동등하게 겨루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그녀도 가끔을 실수한다는 것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하는 김연아의 모습. <연합>
USA투데이 칼럼니스트 크리스틴 브레넌은 16일 칼럼에서 이번 대회에 김연아의 메인 라이벌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김연아가 그들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이번 대회처럼 완벽한 쇼트프로그램과 최악의 프리스케이팅을 펼칠 경우 우승이 어려웠을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브레넌은 이번 대회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으며 결론은 밴쿠버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여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이 절대로 ‘식은 죽 먹기’가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김연아는 대회 공식 인터뷰에서 프리스케이팅 부진 원인으로 긴장감과 체력저하를 꼽았다. 김연아는 “첫 점프부터 흔들려서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1차 대회(프랑스 파리) 때보다 자신감과 컨디션이 떨어졌다”면서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또 “쇼트프로그램에서 신기록을 세우다 보니 팬들의 기대감이 더 커지면서 부담을 가졌다”고 밝혔고 “체력적으로도 부족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좀 피곤함을 느꼈다.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하기에 몸이 많이 무거웠다. 몸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누구라도 항상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는 없다. 완벽한 경기는 연습에서조차 쉽지 않다”라며 “점수 부담은 한쪽으로 미뤄놓고 내 프로그램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솔직히 팬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이번 시즌 남은 대회에선 점수를 생각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연기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김연아가 15일 벌어진 프리스케이팅 도중 트리플 플립 점프 후 엉덩방아를 찧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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