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열리는 미국 백악관의 `맥주회동’ 테이블에 오를 맥주는 `버드 라이트’로 결정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흑인 교수 체포사건으로 불거진 흑백갈등의 앙금을 풀기 위해 흑인 교수와 백인 경찰관을 초청한 3자 백악관 맥주회동을 앞두고 버드 라이트를 선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익명의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버드 라이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맥주이며, 편의점이나 잡화점 판매점유율이 22%로 현재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맥주로 꼽히고 있다.
정치분석가들과 마켓팅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의 성격이 흑인 교수 체포 과정에서 재점화된 뿌리 깊은 흑백인종 갈등의 앙금을 풀어내기 위한 자리인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버드 라이트 선택은 논란의 소지가 없는 `안전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만약 대통령이 수입산 맥주나 너무 비싼 맥주를 골랐다면 맥주 선택의 문제만 부각돼 회동의 핵심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오바마가 `비주류’ 맥주를 선택할 경우, 이 맥주가 엄청난 매출신장 등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면서 회동의 내용 보다는 선택될 맥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맥주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이달초 미국프로야구 올스타 게임 당시 버드와이저를 들어 보이지 않았느냐며 버드와이저를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관리는 3자 회동에 초대된 헨리 루이스 게이츠 하버드대 교수와 제임스 크롤리 경사가 어떤 맥주를 택할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크롤리 경사는 보스턴 지역언론에서 `블루문’ 맥주를, 게이츠 교수는 `벡스’ 또는 `레드스트라이프’를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맥주회동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경찰인 크롤리 경사가 주거침입 강도로 오인한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조사에 제대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게이츠 교수를 체포한 사건을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경찰의 행동이 어리석었다고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비난, 파문이 크게 일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의 자신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고 밝혔고 이런 과정에서 앙금을 풀 수 있는 자리로 크롤리 경사가 제의한 이번 맥주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백악관은 또 이번 3자 회동의 의제와 관련, 아주 일상적인 주변 이야기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브스 대변인은 전날 이에 대해 찬 맥주 외에 다른 공식 의제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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