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가족 동반자살 사건이 그치지를 않는다. 한국과 미국에서 연이어 터지는 자살사건들을 보며 불안감을 누를 길 없었는데 결국 한인사회에서도 같은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지난 5일 샌디에고에서 60대 한인 부부가 사업 부진을 비관 동반자살 했다.
샌디에고 최영덕(67)씨 부부 자살사건은 분노에 눈먼 가정불화 케이스도, 당장 거리에 나앉을 절망적 빈곤 케이스도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안타깝다. 수십년 마켓· 모텔 운영으로 모은 재산을 대형 호텔에 투자한 그는 불경기로 호텔이 경영난에 빠지자 심각하게 고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 모은 재산을 다 잃을 것 같은 위기감이 깊은 좌절감을 초래하면서 삶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것으로 짐작된다.
자살은 정신력이 한계에 부딪칠 때 발생한다. 생활고를 비난한 자살이 늘고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생활고가 아니다. 생활고를 견뎌내지 못하는 정신력이 문제다. 집이 없어 길거리에서 잠을 자면서도 삶의 의욕을 접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훨씬 덜한 어려움 앞에서도 허망하게 무너져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정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겠다. 당장의 어려움에만 집중하면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다. 어떤 어려움도 끝이 있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여유를 가지고 견뎌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우울증 증세가 있다면 필히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겠다. 자살 케이스의 대부분은 우울증에서 비롯된다. 불안 초조감이 지나치거나 불면증, 의욕상실 등으로 정상적 활동이 지장을 받을 때는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정신적으로 의지할 대상이 있어야 하겠다. 어려운 때일수록 신앙의 힘, 가족·친지들과의 관계가 도움이 된다. 마음 터놓을 친구나 가족이 있는 사람은 쉽게 죽음을 택하지 않는다. 평소보다 좀 더 세심하게 서로가 서로를 살피는 성의가 필요하다.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남은 가족들의 가슴에 평생 못을 박는 잔인한 선택일 뿐이다.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지금의 캄캄한 시기만 통과하면 밝은 날이 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